매일신문

[사설] '정치의 실종', 이제 국민은 지겹다

여야 모두 추석연휴 기간에 민심을 살펴봤더니 서로 민심은 자기네들 편에 있었다며 '아전인수'에 바쁘다. 화급한 민생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 여도 야도 진심 어린 고뇌의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 그래서 민주당의 장외투쟁으로 빚어진 '정치의 실종'은 추석 연후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사회의 선진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한국정치의 후진성을 재확인하게 된다.

정치의 실종 책임을 놓고 여야는 서로 상대방의 '불통'(不通)을 지목하지만 민심은 그렇지 않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 전체가 국민과 불통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 '중단해야 한다'라는 의견(66.7%)이 '지속해야 한다'(23%) 보다 3배 가까이나 많았던 것. 그리고 고공행진을 지속해온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6~8%p 하락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국민은 여야 모두에게 회초리를 들고 있는 것이다.

여야는 이를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여당은 국정운영의 주도세력인 만큼 야당을 장내로 끌어들일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 민주당 역시 민심과 동떨어져 있고 추진 동력도 소진된 장외투쟁을 속히 접고 국회로 돌아와야 한다. 김한길 대표는 원내'외 병행투쟁 방침을 밝혔지만 여차하면 장외로 나가겠다는 소리로 들린다. 하지만 야당이 진정 국민을 위해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곳은 원내이다.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접고 원내로 돌아올 경우 이를 비웃거나 나무랄 국민은 별로 없을 것이다. 오히려 민생을 위하는 수권정당으로서 제자리를 찾았다는 칭찬을 들을 것이다. 정치의 실종은 결국 국민에게 피해로 돌아온다. 이는 국민을 위하고 걱정해야 할 공당의 도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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