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7, 18일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양적완화 유지 결정이 내려졌지만 시장의 반응은 마냥 호의적이지 않다.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불안을 계속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안도보다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적완화 유지로 단기적인 후폭풍은 피했지만 추석 선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양적완화 유지 결정 이후 18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15,676.94로 장을 마쳤다. S&P지수도 1.22% 상승한 1,725.52로 한 달 반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다음날 열린 유럽과 아시아 각국의 증시도 크게 올랐다. 긴 추석 연휴를 보내고 23일 개장한 국내 증시도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증시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먹구름이 끼어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유지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양적완화 유지 결정으로 양적완화 축소 향방이 더 불확실해지면서 시장의 우려만 높아졌다고 지적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내부에서도 불협화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3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지난 수개월 동안 시장에 보낸 메시지와 모순된 정책을 내놓은 바람에 향후 정책 방향이 더 불투명해졌다. 향후 정책 수행을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며 중앙은행의 신뢰도가 의문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양적완화 유지 결정이 증시의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양적완화 축소가 시한폭탄처럼 남아 있게 됐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 연기가 새로운 불확실성을 제공할 가능성을 감안하면 오히려 국내외 증시에 악재"라고 평가했다.
정부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정부는 미국의 양적완화 문제를 현재 진행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위기는 미리 알고 있으면 위기가 아니다. 미국 양적완화 관련 불확실성과 거기에 따른 신흥국들의 시장 불안 등 대외 여건에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25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가진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기정사실이며 시행 시기가 문제일 뿐이다. 우리나라는 대외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이러한 상황을 주시하면서 유연하게 잘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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