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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컬러풀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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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말없고 무뚝뚝하기로 유명한 경상도 남자들은 집에 들어오면 딱 세 마디를 한다고 한다. '아~들은?', '밥도!', '자자!'. 워낙 유명한 우스갯소리라 아예 국민상식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이는 경상도 사람들을 향한 심한 모욕이다. 그런데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방송에 출연해서까지 마치 훌륭한 특성이라도 되는 양 자랑하는 이들도 있다. 이젠 한술 더 떠 아이들이 '몰라요', '싫어요', '안해요'라는 세 마디로 화답한다고 한다. 어른들은 바로 당신을 닮아 그리 된지도 모르고 속이 터진다고 하소연한다.

어디 말뿐이겠는가. 서구인들은 한국인의 표정을 마치 화가 난 사람 같고, 대구 사람들의 표정은 곧 한방 칠 것처럼 무섭다고 한다. 가끔 지하철을 타게 되면 승객들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본다. 지하철의 표정은 그 도시의 얼굴이라 했다.'컬러풀 대구'라지만, 대구사람들의 표정은 서울이나 부산 사람들보다 어둡고 무거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희망도 있다. 동네 목욕탕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가 잘 생겼고 표정도 훤하다. 둥그런 욕조에 몸을 담그고 마주보는 사람에게 씨익 웃어주면 재빨리 큰 웃음이 돌아온다. 탕 안은 금세 즐거움으로 가득 차는 것 같다. 이참에 도시 표정 평가를 지하철에서 목욕탕으로 바꾸자고 어깃장이라도 놓고 싶다.

벗고 있으면 멋있는 사람들이 옷을 입으면 못난이가 되다니 참 기묘한 일이다. 우리는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에 너무 신경 쓰고 있는 것인가? 근엄하다 못해 심각하기까지 한 모습이 이제 좀 부드러워졌으면 좋겠다. 심각한 남자보다는 유머 넘치는 남자가 인기 있고, 새침한 여자보다는 잘 웃는 여자가 환영받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비판적인 사람보다는 긍정적인 사람과 있으면 신명이 나고, 비극보다는 희극을 더 즐긴다.

한때 초등학교 1학년 바른생활 시험지가 SNS에 떠돌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새로 이사 온 옆집 할머니가 이사 떡을 가지고 오셨다. 이럴 때 어떻게 인사해야 하나?" 라는 질문에 대한 아이의 대답이 "뭘 이런 걸 다~"였다. 아마도 아이의 부모는 경상도 사람이었을 것이다. 아이는 어른들의 복사판이었다.

글로벌 시대를 살아갈 우리들의 자녀를 위해서라도, 이쯤에서 우리는 무뚝뚝한 고집을 꺾고 말과 표정을 바꿔야겠다. 고운 것을 보고 아름답다, 좋은 것을 보고 훌륭하다, 잘해주면 고맙다, 고통스러우면 아프다고 말해 보면 어떨까? 언어로 반응하는 것은 인간만의 특성이고,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데 중요한 능력이라기에.

이규석 대구카네기연구소 원장 293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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