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위기로 회사채와 CP(기업어음) 남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회사채와 CP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6월 말 현재 민간기업의 회사채와 CP 발행잔액은 각각 228조7천억원과 94조7천억원을 기록했다. 대출과 채권 발행을 합한 기업의 전체 자금조달 금액(1천154조7천억원) 가운데 회사채와 CP가 차지하는 비중은 28%(회사채 19.8%, CP 8.2%)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7년 말 기준 회사채와 CP 발행잔액은 각각 142조3천억원, 55조7천억원으로 전체 자금조달 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5%였다.
특히 CP 발행잔액은 14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CP 발행잔액은 매년 급증하고 있다. ABCP(자산담보부 기업어음)와 전자단기사채 등을 포함한 전체 CP 발행잔액은 2010년 말 73조5천691억원에서 2011년 말 88조9천861억원, 2012년 말 127조2천823억원, 올 9월 말 현재 143조9천217억원으로 증가했다.
회사채 발행이 늘어난 이유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사채 금리와 은행 대출금리 간 차이가 벌어져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유리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이 CP를 마구잡이로 발행하는 이유는 회사채보다 발행에 따른 규제가 덜한데다 BB+ 이하 투자부적격등급 회사도 이사회 의결 없이 간단하게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CP는 회사채와 달리 공시 의무도 없고 동양그룹처럼 계열 금융사를 통해 손쉽게 팔 수도 있다.
하지만 신용도가 낮은 기업이 회사채와 CP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했다가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기업들의 회사채와 CP 발행이 급증한 만큼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특히 CP의 경우 발행 요건을 강화해 투자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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