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진한 우정을 나눠온 절친한 친구 줄리아와 릴리언. 줄리아는 의학을 공부하기 위해 옥스퍼드에 입학하고 릴리안은 작가가 되기 위해 문학 수업을 받는다. 상류층의 가정교육과 옥스퍼드의 권위적인 공부를 무시하고 이상주의 신념에 빠진 줄리아…. 반면 릴리언은 극작가로 명성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2차 대전의 바람이 불어올 때쯤 빈으로 유학을 떠난 줄리아는 히틀러의 만행에 대항하기 위해 레지스탕스 운동을 펼친다. 한편 릴리언은 미국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마치고 유명한 극작가가 되어 줄리아를 만나려고 빈으로 향한다. 그러던 중 줄리아는 반나치를 부르짖다가 한쪽 다리를 잃게 되고 릴리언은 줄리아의 동료로부터 러시아에서 비자금을 밀반입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얼마 후 두 사람은 베를린 역 근처의 작은 카페에서 만나게 된다.
제인 폰타가 1977년 출연한 영화 '줄리아'에서 그녀는 미국의 유명한 좌익 자유주의자 릴리언 헬먼을 그려낸다. 70년대 후반 할리우드에서는 거세게 일었던 여성 운동의 여파가 흘러들어 전례 없이 많은 여성 영화가 만들어졌는데, 프레드 진네만 감독의 '줄리아'는 이런 시대 흐름과 '혁명가 스타' 제인 폰다의 이미지에 기대어 만들어진 영화라고 볼 수 있다. 30년대가 배경인 '줄리아'는 릴리언(제인 폰다)과 줄리아(바네사 레드그레이브), 두 여자 친구의 평생에 걸친 우정을 그린다. 영화는 릴리언이 줄리아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 가는데 비평가들에 의해 '줄리아'는 동성애 코드로 읽히기도 했다. 작가 릴리언 헬만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으로 잘 짜여진 구성보다는 탁월한 인물 묘사로 영화학도들의 귀감이 될 만하며 문학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영화치고는 대단히 성공한 명작이다. 메릴 스트립이 80년대 최고의 명배우가 될 기미도 확인할 수 있다. 1977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수상했다. 러닝타임 116분.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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