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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의 눈] 부둥켜안은 팔공산 '사랑나무'처럼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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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축제 열리던 날' 탑골 풍경

단풍이 절정인 가을, 팔공산으로 가는 길은 도로변 가로수 풍경부터 눈을 즐겁게 해준다. 지묘동에서 내동재까지 올라가는 길에는 울긋불긋한 옷으로 치장한 중국단풍나무가 입산객을 반긴다. 내동재 터널을 지나면 온몸에 금 조각을 모자이크처럼 두른 은행나무들이 햇살에 반짝인다.

팔공산 단풍축제가 열리는 날, 탑골에 있는 숲 해설가를 찾았다.

숲 해설가는 세 명이지만 한 사람은 비번이라 근무 중인 곽현숙, 노해숙 숲 해설가를 만났다. 그들은 팔공산 숨은 명소로 수태골의 '사랑나무'를 추천했다. 그들을 따라 수태골로 나섰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수태골 등산안내소를 지나 흙길을 10~20m쯤 올라가니 '사랑나무'가 나타났다. 산에서 내려오던 몇 명의 등산객들은 심상치 않은 사랑나무를 보고 사진촬영을 하며 구경을 하고 있었다.

사랑나무는 기이하게도 사람이 서로 부둥켜안은 형상을 하고 있다. 그것도 밑둥치에서 서로 한 번 감고 올라간 나무들이 위쪽에서도 포옹하듯 한 번 더 감고 있다. 종(種)이 다른 소나무와 졸참나무가 연출하는 모습은 참 아름다웠다. 연리지를 몇 번 본적이 있지만 이렇게 애틋하게 서로 의지하는 나무는 보지 못했다. 좁으면 좁은 대로 온몸을 맞대며 살다 결국 한몸이 되어 버린 사랑나무는 조금이라도 더 많이 가지기 위해 경쟁을 하는 사람들에게 교훈을 던져 주는 듯했다.

곽현숙, 노해숙 숲 해설가는 수태골에서 해설을 할 때면 꼭 이 나무들을 보여준다고 했다. 결혼하는 커플의 3분의 1 정도가 이혼할 정도로 각박한 세상, 사랑나무는 사람들에게 보라는 듯이 아름다운 사랑을 가꾸어 가고 있다. 결혼을 앞둔 사람이라면 '사랑나무' 앞에서 기념촬영이라도 해보길 권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산을 내려왔다.

글'사진 박태칠 시민기자 palgongsan72@hanmail.net

멘토'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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