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미애 교수의 부부'가족 상담 이야기] 외도하는 아내, 이혼은 하기 싫은데…

◇고민=40대인 우리 부부는 늘 일만 해왔고 별 대화 없이 바쁘게 살아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아내는 모든 게 달라지기 시작했지요. 머리 모양이 달라지고 몸매에 신경을 쓰고 사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아내의 변신이 보기 좋았고 세련되어가는 모습이 좋았지요. 그런데 갈수록 소녀처럼 생기발랄해지더니 급기야 앞에 있는 저는 보이지 않는 듯 가정일 소홀은 말할 것도 없고 무엇엔가 홀린 듯 외출하는 데만 안간힘을 썼습니다. 또 몰래 받는 전화가 늘어났지요. 최근엔 아내의 휴대전화 문자에서 사귀고 있는 이성과 주고받은 충격적인 내용이 발견되었습니다.

그 충격에 저는 분노했고 또한 아내의 배신에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이혼만큼은 할 수가 없네요. 아내를 뺏기기 싫고, 또 엄마 없는 아이들을 키우기도 싫습니다. 지금 여기서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솔루션=모든 부부들은 대개 배우자를 믿고 신뢰하며 가정생활을 합니다. 배우자는 곧 당연히 내 아내요 내 남편이기 때문에 날마다 그 사랑을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특권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귀하는 아내에게 다른 이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부터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잃어버리고 싶지 않아 이 일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숙고하고 계시는군요.

우선 귀하가 가장 먼저 하셔야 할 일은 그동안의 결혼생활에 대한 총체적이고도 부분적인 점검입니다. 그러고 나서 거기에 대해 수정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답을 찾고 새롭게 부부생활을 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것을 권유합니다.

자동차가 있는 사람이라면 안전운행을 위해 자동차 정기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자동차도 이러할진대 하물며 가족의 행복이 담긴 결혼생활의 안전을 위해 가끔은 아내와 나 사이의 '사랑의 점검'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번 기회에 귀하는 아내의 일탈이 시작된 것에 대해 좌절하고만 있기보다는 그동안 결혼생활에서 바로잡고 수정해야 할 것이 어떤 것이 있는지를 최초로 점검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작업은 더 큰 불행을 막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아내와의 사랑 유지를 위해 생각의 관점을 바꾸시기를 권유합니다.

지금 아내에게 고백을 하세요. 귀하가 얼마나 아내를 사랑하고 그녀의 존재를 필요로 하고 있는지를요. 그리고 나 아닌 다른 이성에게 온 마음을 뺏기고 있는 아내의 모습을 바라볼 때 느낀 그 절망과 쓸쓸함에 대하여 그 모두를 이야기하세요. 그리고 아내의 사랑을 영원히 빼앗기게 될까 봐 얼마나 많은 밤을 새워 울었는지 진솔하게 고백하세요. 그 이야기의 결과는 아내를 내모는 결과가 아닌 아내가 반성하고 되돌아올 수 있겠지요. 고백은 따뜻하고 절절하게 표현되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최선의 사랑을 쏟아부어야 할 것입니다. 아내에게 쏟아붓는 사랑은 다른 이성으로부터 받고 있는 그 이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즉,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으로서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겠지요. 그리하면 아내의 마음도 서서히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내는 제3의 사람이 좋은 게 아니라 그가 주는 관심과 자상함이 좋았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구과학대 교수 대구복지상담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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