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환자 중에 CT나 MRI 검사를 받은 뒤 디스크탈출증, 척추관협착증 등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경우 꼭 수술을 해야만 나을 수 있을까?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 디스크의 수술치료는 1980년대 무렵 미국에서 본격화됐는데, 근래에 와서는 정작 수술을 개발한 나라인 미국에서 대부분 비수술로 치료한다는 보고가 많다.
수많은 디스크 수술을 시행한 결과,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수술 후 호전됐던 환자가 일정기간이 지나 재발하는 이른바 '척추수술실패증후군''척추수술후유증후군'으로 불리는 'FBSS'(Failed Back Surgery Syndrome) 환자들이 많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미국 의사들이 척추질환에는 수술이 만능이 아니라는 사실을 차츰 깨닫게 됐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척추 수술 건수가 일본의 무려 7배에 달한다. 다행히 최근 들어 비수술 치료에 대한 인식이 서울에서 시작해 대구 등으로 차츰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면 디스크는 척추 사이의 물렁뼈인 추간판이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고, 척추협착증은 척추뼈 안에 있는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압박받는 질환인데 어떻게 수술없이 치료가 가능할까? '동의보감'에 나오는 한의학 치료의 예를 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예전부터 신경뿌리가 눌리는 신경근병증을 한의학에서는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해왔다.
이런 질환을 동의보감에서는 '당기는 느낌이 심하고 좌측이 당겼다가 우측이 당겼다가 왔다갔다 한다'고 표현했고, 증상의 변화가 심한 특징을 변화무쌍한 바람에 비유해 '풍요통'(風腰痛)이라고 이름 붙였다. 실제로 CT나 MRI 검진상 디스크나 척추협착으로 신경뿌리가 눌려있어도 신경이 건강하게 견디면 아프지 않은 경우도 많다.
신경이 지속적으로 눌려 스트레스를 받거나 외부 충격이 가해져 부어오르는 염증상태가 되면 비로소 통증으로 드러난다. 신경의 염증을 해결하고 건강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 비수술 치료의 핵심적 요체다. 한의학에서는 기혈의 순환개선이 통증 치료의 핵심임을 강조해왔다. 현대 서양의학도 오랜 세월에 걸쳐 치료효과가 입증된 동양의학에서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 하버드의과대학도 전통의학을 통합의학이라고 부르며, 한양방통합진료센터를 운용하고 있다.
이승렬 편한세상한의원 대구본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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