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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민간산단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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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시행사 자금난에 분양 저조…곳곳 암초

한동안 중단됐던 포항의 민간 산업단지 조성공사가 잇따라 재개되고 있다. 하지만 경기 불황의 영향으로 분양률이 저조하고, 시행사의 자금난 등으로 공사 재개와 중단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포항시의 새로운 기업 유치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자금 부족을 이유로 약 1년여간 표류하던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광남일반산업단지가 최근 착수계를 제출하고 다시 조성사업에 들어갔다.

총 면적 99만4천655㎡ 규모에 총 사업비 1천370억원이 투입되는 광남산단은 지난 2010년 9월 21일 산업단지계획 승인'고시를 받고 토지 매입을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시행사인 ㈜광남이 산지복구비 87억원을 납부하지 못해 공사가 중단됐다. 산림법에 따라 개발허가권이 취소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시행사가 포항시에 87억원에 대한 보증서를 제출함으로써 사업이 재추진될 수 있게 됐다.

한국자산신탁이 시행사를 맡아 포항시 남구 오천읍 광명'용산리에 총 사업비 1천11억원을 투입, 71만4천79㎡ 규모로 조성한 광명일반산업단지는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분양률이 62%에 그치고 있다. 입주를 희망하던 포항지역 업체들이 다수 있었으나 분양가가 타 지역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나면서 외면을 당하고 있다. 실제 광명산단의 분양가는 3.3㎡(1평)당 73만원으로 인근 경주 천북산단 64만원, 강동산단 70만원보다 다소 높다.

포항시 관계자는 "산단의 땅값이 다소 비싸다고 해도 항만과 교통시설을 갖고 있어 경쟁력이 충분하다. 포항지역 업체를 타 지역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산단을 조성하고 있다"며 "중국, 일본과 수도권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 유치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어 조만간 분양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포항시 남구 연일읍 우복리 일대에 93만660㎡ 규모(총 사업비 1천209억3천여만원)로 지어지는 연일그린일반산업단지는 시행사 포항그린사업단㈜의 주 거래 은행인 경남은행이 시행사에 대해 올해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등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이 잠시 연기된 상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포항시의 기업 유치 전략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김진홍 차장은 "외지 기업들이 포항지역 땅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우선 지역기업부터 유치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기존 철강관리공단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는데도, 포항시가 산단 분양에 따른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외지 기업에만 집중하고 있어 포항기업이 상대적 불이익을 받고 있다. 포항지역 기업부터 유치해 일정 부분 산단 인프라를 조성한 뒤 외지 기업 유치를 이끈다면 산단의 기능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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