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영화] EBS 세계의 명화 '시실리안' 23일 오후 11시

파리·로마·뉴욕 무대 국제 범죄조직 활동 담아

앙리 베르뇌유 감독의 1969년 작품으로 장 가뱅, 리노 벤추라, 알랭 들롱 등이 출연했다. 전문 보석 절도범인 로제 사르테는 강도 행각을 벌이던 중 경찰관을 살해한 혐의로 파리 경찰에 체포되지만 이탈리아 시칠리아 출신 마피아인 마날레즈 일가의 도움으로 구치소행 호송차에서 탈출한다. 형사의 집요한 추적을 받는 와중에도 그는 마날레즈 가족에게 로마의 한 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는 5천만 달러 상당의 보석 컬렉션을 훔치자는 제안을 한다. 마날레즈 일가의 우두머리인 비토리오는 사르테를 어딘지 못미더워하면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다. 그는 자신의 옛 동지로 지금은 미국에서 살고 있는 토니를 유럽으로 오게 해 로마의 보석 전시장을 함께 답사한다. 그러나 토니는 현장의 최첨단 보안시스템 때문에 실행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대신 다음 전시장소인 뉴욕으로 보석을 이송하는 비행기를 공중에서 납치하는 작전을 세운다. 사르테는 보석 보험회사 직원으로 가장해 로마에서 보석 수송 항공기에 탑승하고, 토니가 미국에서 파견한 항공기 조종사 잭과 마날레즈 일가는 경유지인 파리에서 합류한다. 이들은 조종사들을 위협해 뉴욕의 어느 고속도로에 기체를 착륙시켜 대기 중이던 조직원들과 함께 보석을 빼내는 데 성공하고, 경찰의 추적을 피해 각기 다른 곳으로 피신한다. 그러나 비토리오는 일곱 살 난 손자의 입을 통해 사르테가 자신의 며느리와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를 제거하기로 한다.

오귀스트 르브르통의 소설을 조세 지오반니가 각색한 이 영화는 파리, 로마, 뉴욕을 무대로 삼은 국제적인 범죄조직의 활동을 서스펜스와 반전 속에 담아낸 프랑스 범죄영화의 걸작이다. 프랑스에서 형사물이 유독 많이 제작된 시기에 나온 이 작품은 당시 탄탄한 시나리오와 파격적인 스케일로 주목을 받았고, 40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러닝타임 120분.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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