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덮친 중국발 미세먼지 "외출 자제하세요"

수창동 한때 '나쁨단계'…농도 지난해의 4배

중국에서 발생한 스모그 속 미세먼지가 한반도 중부지역을 거쳐 대구지역에 상륙하면서 주민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시의 도시대기 측정 자료에 따르면 3일 오후부터 4일 오전까지 대구 일부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민감군 영향'(81~120㎍/㎥) 단계를 넘어섰다. 특히 3일 오후 8시 이후로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기 시작해 다음 날 오전 7~10시 사이에 정점을 찍은 뒤 농도가 옅어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미세먼지 농도(30~60㎍/㎥)보다 2~4배가량 높아진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중구 수창동은 3일 오후 10시쯤 미세먼지 농도가 급상승해 102㎍/㎥를 기록한 뒤 4일 오전까지 100㎍/㎥를 계속 유지했고, 특히 4일 0시부터 오전 3시까지 '나쁨'(121~200㎍/㎥) 단계에 이를 정도로 높은 대기오염도를 보였다. 동구 율하동은 3일 오후 8시쯤부터 90㎍/㎥로 민감군 영향 단계에 접어들어 4일 오전 9시쯤엔 154㎍/㎥까지 기록했다. 북구 노원동은 3일 오후 8시쯤부터 미세먼지 농도가 상승한 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 4일 오전 7시까지 다시 고농도를 보였고, 수성구 지산동도 3일 오후 8시쯤부터 4일 오전까지 높은 농도를 유지했다.

문제는 도로변대기 측정망의 미세먼지 농도는 더욱 심각하다는 점이다. 도시대기 측정망은 건물 옥상 등 지상에서 떨어진 곳에 설치돼 있는 반면 도로변대기 측정망은 지상 3m 정도 높이에서 측정하기 때문에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들이마시는 공기에 더 가깝다. 도로변대기 측정망인 서구 평리동의 경우 3일 오후 9시부터 100㎍/㎥ 이상을 초과해 120~140㎍/㎥를 유지했고, 4일 오전 8시쯤엔 최고 174㎍/㎥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비슷한 시간 도시대기 측정망에 비해 최고 2~3배가량 높은 수치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최근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원인을 석탄 의존도가 70%가량인 중국에서 연료 사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넘어오는 것. 더불어 미세먼지의 주요 배출원인 경유차 비중이 늘어나면서 국내 오염도 개선 효과가 더뎌진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최근 환경부는 고농도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도 발표했다. 단기적으론 미세먼지 전국예보를 내년 2월부터 시작하는 등 대기질 예보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2015년에는 초미세먼지 등 예보물질을 확대하고 미세먼지 경보제도 도입한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오염원을 줄이기 위해 사업장 오염물질 배출 허용기준과 자동차 배출 허용기준을 강화하고, 친환경 도료의 사용을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한'중'일 환경과학원 간의 장거리 이동 오염물질 공동연구 등을 통해 국외 환경협력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는 미세먼지가 높은 날 등산 등 바깥 활동을 자제하거나 외출 땐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 호흡기 질환자는 외출을 피하고 가정과 학교에선 창문을 닫아 실외공기를 차단하는 등의 생활수칙을 내놓았다.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과 관계자는 "한국은 독일과 영국, 일본 등 다른 OECD 국가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2배 높은 수준"이라며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이미 대기질 예보를 실시하는 나라 등과 같이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내년 2월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한국만의 대기질 예보제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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