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파요 졸려요"…딸아이 브래지어 괜찮을까?

제대로 착용하기 ABC

OECD 국가 중 유방암 증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 우리나라의 유방암 환자는 1996년 3천800여 명에서 2010년에는 1만6천400명으로 발생률이 4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40대 이하 환자가 51%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유방암의 발생에 있어 청소년기의 식이 및 운동 습관, 잘못된 브래지어 착용법이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잘 인식하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철사가 든 와이어 브래지어로 인한 가슴 압박이 가슴에 통증을 초래하는 등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청소년들의 올바른 브래지어 착용법을 강조한다.

◆가슴 건강,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분홍빛으로병원 부설 복지연구소에서는 지난해 연말에 이어 올해도 수능시험을 치른 고3 수험생 여학생을 대상으로 유방 건강교육을 실시했다. 올해는 대구시 교육청의 의뢰를 받아 지역 21개 고등학교 4천100여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방 자가 검진법과 올바른 브래지어 착용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 것. 강사로는 지난해 유방암 예방 홍보강사 교육과정을 이수한 사단법인 전국 주부교실 대구지회 이사들이 나섰다.

정기은 분홍빛으로 복지연구소 소장에 따르면 여고생 중 유방 통증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브래지어 착용법을 잘 모르는데다, 대부분 와이어 브라를 구입하는데 그나마 정확한 사이즈를 재지 않고 대충 사 입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

정 소장은 "하루 종일 와이어 브라를 착용하고 허리를 구부려서 공부하는 생활 습관으로 인해 브래지어가 압박되는 부위에 통증을 잘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유방 양성종양, 섬유선종이 흔히 생기는데 이것을 유방암으로 오인하는 여학생들이 많기 때문이 올바른 정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정 소장은 "자가검진법을 제대로 알고 꾸준히 스스로 체크하는 것도 좋지만, 청소년들의 경우 멍울이 잡힌다고 해서 크게 상심할 필요는 없다"며 "혼자 끙끙 앓기보다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유방암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은 청소년기부터 꾸준히 몸에 익혀둬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고칼로리'고지방식이나 인스턴트 식품의 섭취를 피하고 야채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정확한 브래지어 사이즈 알기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잘 맞지 않는 브래지어를 습관적으로 착용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이 경우 옷태도 나지 않고 미용은 물론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 특히 성장기에 장기간 맞지 않는 브래지어를 착용하면 후유증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어린 청소년기에는 어머니가 사다준 대로 속옷을 입는 경우가 많다 보니 몸에 끼면 끼는 대로, 헐렁하면 헐렁한 대로 대충 입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 소장은 "브래지어를 살 때는 직접 매장에 가 정확한 치수를 잰 후 착용해 보고 구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래지어 사이즈는 가슴둘레와 컵 크기로 표시된다. 가슴둘레는 밑가슴 둘레, 즉 가슴 바로 아랫부분을 말한다. 컵 크기는 가슴의 중간, 즉 가장 큰 둘레를 뜻하는 윗가슴 둘레에서 밑가슴 둘레를 뺀 수치로 결정된다. 그 차이가 7.5㎝ 이하이면 AA컵, 10㎝ 이하는 A컵, 10∼12.5㎝는 B컵, 12.5∼15㎝는 C컵이다. 주니어용은 대체로 AA와 A컵만 나와 있다.

치수가 기본이 되지만 브랜드와 디자인마다 착용감이 다를 수 있으므로 매장에서 직접 착용해보고 구매를 하는 것이 좋다. 컵과 가슴 사이가 들뜬다면 컵 크기를 한 치수 낮추거나 패드로 채워야 하며, 등의 군살이 튀어나올 경우는 밑가슴 둘레를 한 치수 큰 것으로 착용하는 것이 좋다.

소재의 선택도 중요하다. 몸에 무리를 주지 않고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착용감 좋은 면이 가장 무난하다. 청소년용 속옷은 성인용 속옷처럼 몸매를 보정해 주기보다는 신체 발육을 위한 보조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몸에 밀착되는 탄성 소재로 된 속옷은 좋지 않다. 정 소장은 "특히 청소년은 성장을 방해하지 않는 속옷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급적 면 소재의 스포츠브라 혹은 와이어가 없는 브래지어를 착용할 것을 권했다. 보통 초등학교 4, 5학년은 러닝셔츠처럼 통으로 연결된 제품이 좋다. 면 소재여야 피부에 자극이 없고 세탁도 쉽다. 여중생의 경우 역시 아직 가슴의 성장이 진행 중인 단계이기 때문에 성인용 브래지어보다는 주니어 라인의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비비안의 김희연 수석디자이너는 "딱딱한 몰드로 된 컵보다는 부직포 등을 이용해 부드럽게 만들어진 컵이 가슴을 감싸줄 수 있는 브래지어가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신체 성숙이 좀 더 이뤄진 시점에는 컵의 형태는 갖춰졌지만 와이어(U자 모양의 철심)가 없는 것을 택한다. 가슴을 커 보이게 해준다는 일명 '패드'가 많이 들어간 브래지어도 청소년들에게는 호기심의 대상이지만 과도하게 볼륨 패드가 들어간 것은 피해야 한다. 볼륨 패드는 클수록 가슴을 안쪽으로 압박하게 돼 있어 가슴 성장을 방해할 수 있고, 어느 정도 가슴의 성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컵 부분이 붕 떠 보이고 자연스럽지 않게 보이기 쉽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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