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장은 대선 후보급 도약 디딤돌?

6'4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 희망자 수가 전례 없이 늘어난 것을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는 대구시장에 대한 인식과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앞선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경선에 나온 후보는 많아야 3, 4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에 10명이 넘는 인사들이 대구시장 선거 출마에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이를 두고 대구시장이 갖는 위상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995년 광역단체장 선거가 실시된 후 당선된 문희갑, 조해녕, 김범일 대구시장 등은 모두 고위관료 출신에다 고향을 위한 마지막 봉사 자리로 생각했다. 고위관료를 그만두고 그간의 경륜을 고향 발전을 위해 쏟아붓겠다는 의지가 출마의 배경이었다.

반면 정치인들은 대구시장에 대해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침체한 경제와 점점 낙후되는 대구의 현실을 감안해 대구시장직이 정치적으로 향후 경력 관리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더 컸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10명이 넘는 출마 희망자들의 직업을 살펴보면 고위관료뿐만 아니라 정치인, 학계, 기초단체장 출신 등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이들 중 일부 고위관료 출신은 여전히 고향을 위한 봉사라고 말한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과 기초단체장 후보들은 정치적 도약을 위한 기반으로 대구시장 자리를 생각하고 있다. 대구시장에 당선돼 지역 발전을 성공적으로 견인하면 정치적 몸집이 커지면서 자연스레 정치적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

실제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가 이미 야권의 대선 후보급으로 떠올랐고,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경남지사직을 기반으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기도 했다. 과거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정도가 대선 후보급이었지만, 이제는 지방의 광역단체장도 대선 후보급으로 인정해주는 분위기다.

이처럼 광역단체장을 통해 정치적 몸집을 키울 수 있는 기류가 조성되면서 과거와 달리 대구시장직이 정치력을 총결집해 도전해볼 만한 자리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더욱이 대구가 대한민국 보수의 중심 도시로 인식돼 있어 '잘하면' 대구시장이 보수 정치인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정치인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것.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 대구시장이 유망 정치인의 무덤으로 인식됐다면 지금은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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