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이 원인인 뇌출혈을 '고혈압성 뇌출혈'이라고 한다. 고혈압 때문에 뇌에 지속적인 손상이 생기다가 뇌 속에 묻혀 있는 작은 혈관들이 압력을 견디지 못해 터지는 것이다. 50,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흔하며, 겨울철과 환절기에 특히 많이 발생한다.
◆방심 틈타 찾아온 예고된 뇌출혈
몇 년 전부터 고혈압과 당뇨 때문에 매달 동네의원을 찾아 검진을 받던 홍모(54'대구시 달서구 감삼동) 씨. 애주가인 홍 씨는 나름 꾸준히 혈압과 당뇨를 관리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달 검진 예정일에 동네의원을 찾아온 사람은 홍 씨가 아니라 그의 아내였다.
홍 씨의 아내는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신 대로 됐네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달 검사에서 혈압과 당뇨 수치가 높게 나온 것을 보고, 의사는 "환절기에 술을 많이 먹거나 기온 변화가 심할 때 조심하지 않으면 혈관 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때만 해도 홍 씨는 "지금껏 괜찮았는데 괜히 겁주는 거다. 알아서 할 테니 잔소리하지 마라"고 오히려 아내에게 무안을 줬다. 어느 날 친구들과 봄맞이 야유회를 갔던 홍 씨는 즐거운 마음에 술을 들이켰다. 그날 저녁 늦게 홍 씨는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응급실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홍 씨는 현재 거동이 불가능한 상태다.
◆갑작스런 두통, 구토 있으면 병원으로
기온이 1℃ 내려가면 수축기 혈압은 1.3㎜Hg, 이완기 혈압은 0.6㎜Hg 올라간다. 따라서 요즘처럼 한낮에 비해 아침'저녁 기온이 10℃ 이상 떨어지면 혈압은 13㎜Hg 이상 상승하게 된다.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환자처럼 평소 혈관 탄력성이 떨어져 있는 경우, 갑작스레 혈압이 높아지면 약해진 혈관부위가 터지거나 좁아진 혈관이 막히게 된다.
혈관이 터져서 고혈압성 뇌출혈이 일어나면 ▷갑작스레 의식이 몽롱해짐 ▷반신마비 ▷시야 흐려짐 ▷간질 ▷저린 느낌 ▷언어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에 앞서 갑작스러운 두통이나 구토, 운동마비, 감각마비, 의식저하 등이 생기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뇌 CT나 MRI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고혈압인 경우, 아침보다 저녁 운동
혈압은 아침에 일어난 뒤 약 2시간 동안 점점 높아진다. 경우에 따라 고혈압 환자가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아침 운동을 나섰다가는 자칫 화를 당할 수도 있다. 따라서 아침보다는 저녁에 운동하는 것이 좋다.
지나친 음주도 피해야 한다. 3잔 이상의 술은 단시간에 혈압을 10㎜Hg 이상 올릴 수 있다. 반대로 6~8잔 이상 과음하던 사람이 술을 끊으면 혈압은 8~10㎜Hg 정도 내려간다. 일일 염분 섭취량을 10g 이내로 하는 저염식과 신선한 야채와 과일 섭취도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여야 한다. 잘 알려진 것처럼 내장(간, 곱창)이나 알 종류(달걀노른자, 명란) 같은 고콜레스테롤 음식은 될 수 있으면 삼가고 두부나 생선 위주의 식사를 하면 좋다.
도움말=해동내과 김재홍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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