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잘 꾸민 수성못, 주말이면 교통지옥

결혼식장·카페 등 밀집‥봄맞이 나들이객도 몰려

8일 오후 2시 대구 수성못 주변에는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휴일을 맞아 수성못을 찾은 차량이 몰리면서 수성못길과 용학로 왕복 2차선 도로는 주차장과 다름없었다. 도로뿐 아니라 카페와 식당이 몰린 골목마다 주차 공간을 찾으려는 차량이 뒤엉켜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최근 수성못 새 단장 이후 주변 일대 교통 혼잡이 심해졌다. 주민들은 이런 상황인데도 수성구청이 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나들이객 는 만큼 불만 커져

지난해 11월 말 수성못 생태환경복원 공사가 마무리된 후 날씨가 포근해지면서 수성못을 찾는 나들이객들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좁은 도로와 부족한 주차 공간으로 인해 시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나들이객들은 두산동주민센터 주차장과 수성랜드 진출입구 도로 등에 주차하고 있다. 또 휴일에 한해 수성못 일대 노상에 주차할 수 있지만 수성못을 찾는 차량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8일 오후 두 딸과 수성못을 찾은 주부 윤미정(39) 씨는 "주차하려고 이 일대를 두 바퀴나 돌았다. 결국 주차공간을 못 찾아 마시기 싫은 커피를 사서 카페 주차장에 주차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직장인 김지훈(36) 씨는 "수성못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거의 반년 만에 이곳을 찾았는데 지난해보다 교통 혼잡이 더 심해진 것 같다"며 "주차 공간을 찾는 데 진을 다 뺀다"고 했다.

차량이 뒤엉키면서 크고 작은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수성하와이 주차 요원 박모(60) 씨는 "최근 한 달 사이 수성관광호텔 앞 네거리에서 몇 건의 접촉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네거리는 주말이 되면 좁은 공간에 결혼식 하객 차량 등이 몰리는데다 신호등이 없어 차량이 뒤죽박죽 된다.

◆주민들 "차 갖고 나가기 무섭다"

교통 혼잡으로 인근 주민과 상인들의 피해도 만만찮다. 수성못 인근 아파트에 사는 최주섭(55) 씨는 "휴일에 수성못으로 몰리는 차량 때문에 먼 곳으로 우회해 집에서 나오고 들어가고 있다. 또한 길가에 주차된 차들 사이로 아이들이 튀어나올까 봐 운전할 때마다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수성못 근처 카페 주차 요원 김한수(40) 씨는 "카페에 방문하지 않으면서 얌체 주차하는 차량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며 "불법 주차하는 차량이 몰리면서 통제 불가능한 상황도 발생한다"고 했다.

주민들은 날씨가 따뜻해지면 결혼식 하객 및 나들이 차량이 크게 늘어 교통난이 더 심각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인근 아파트 주민 류성민(67) 씨는 "휴일마다 이 일대가 교통전쟁인데도 구청은 뭐 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평소 수성못상가번영회 등으로부터 교통 불편과 관련한 민원이 많아 대책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며 "주차공간 확충을 위해 국비나 시비 등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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