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갈 때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한다.'
대구 정화여자고등학교(교장 이연주)가 수능시험 대비 위주의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화제다. 수성구의 교육열이 높다고는 하나 이곳 고교 중 적지 않은 수가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데만 관심을 쏟는 현실에서 수성구에서도 명문고로 꼽히는 정화여고가 적극적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정화여고의 학력은 전국 일반고 중에서도 내로라하는 수준이다. 2014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서울대 합격자 6명을 배출했고 수능시험에서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의 1, 2등급 비율이 30% 내외로 대구 최상위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정화여고는 과감히 변화를 택했다.
정화여고 이인우 교감은 "여전히 수시모집 비중이 큰 데다 수시 학생부 전형 모집 인원이 증가함에 따라 이에 적극적으로 대비하려면 교육과정에 변화를 줘야 했다"며 "현실에 만족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면 결국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화여고가 자랑하는 특색 교육과정은 지난해 시작한 프로젝트 학습과 올해부터 시작하는 진로집중형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프로젝트 학습은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관심 분야에 대한 진로와 연계, 지속적으로 탐구 활동을 한 뒤 보고서를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한 해 31개 팀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 뒤 진행했던 연구 보고서 경진 대회에서 우수작으로 꼽힌 12편의 보고서를 모아 올해 초 '2013 프로젝트 학습 논총'을 발간하기도 했다.
'DOKDO'(Development Of Korean DemOcracy) 팀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전 과정 및 현대의 민주주의'를 주제로 보고서를 썼다. 이 팀의 김채연(2학년) 양은 "평소 역사와 정치에 관심이 많은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역사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할 수 있게 돼 만족스럽다"며 "친구들과 주제를 정하고 탐구하는 과정에서 이견을 조율하는 방법, 팀워크, 책임감을 배운 것도 큰 소득"이라고 했다.
'똑똑한 마케팅으로 착한 마트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주제의 보고서로 최우수상을 차지한 'SM'팀 황혜빈 양은 "팀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나 지역경제 분야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고 관심 분야인 경제 분야에 더 흥미를 갖게 됐다"고 했다. 또 황 양은 토론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친구들과 우정도 돈독해졌고 성취감과 자신감도 생겨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참 즐거웠다 고 말했다.
수능시험을 대비하는 데 중점을 뒀던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도 손질, 올해 진로집중형 프로그램을 대폭 도입한다. 진로집중형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은 크게 진로 프로그램과 특별 프로그램으로 나눠 진행한다.
진로 프로그램은 학생들을 희망 진로와 전공에 따라 인문, 사회, 경영경제, 자연, 공학, 의학, 예체능 등 7개 계열로 구분한 뒤 관련 계열에 대한 지식을 풍부하게 쌓을 수 있는 강좌를 개설하는 것이다. 인문계열 경우 '문학을 통한 진로 탐색' '논리학' '소설 창작 입문' '논리적 추론을 통한 영어 독해' 등의 강좌를 운영하고 경영경제계열은 국제경제와 국제정치 등의 강좌를 이수하도록 하는 식이다.
특별 프로그램은 ▷학생부 관리, 자기소개서 작성, 면접 실습 등을 내용으로 한 학생부 종합전형 대비 프로그램 ▷자연계열 학생을 대상으로 희망하는 학과의 대학교수나 강사를 초빙해 17시간에 걸쳐 실험과 연구를 진행한 뒤 결과물을 보고서로 작성하는 전공체험 프로그램 등 두 가지로 나눠 운영한다.
장지호 교육연구부장은 "학생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하면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진로를 찾고 진로에 맞춰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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