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각국 장신구·소품 감상하며 세계 문화 이해…조경옥 '온 박물관' 학예실장

다문화 체험관으로 대구 유일…저소득층 어린이 대상 학교도

조정옥 온 박물관 학예실장이 유럽 문화에 대해 배경과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조정옥 온 박물관 학예실장이 유럽 문화에 대해 배경과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암기식 학교교육에 내몰린 요즘 아이들에게 마냥 '만들어진 지식'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낸 지식'을 습득하게 하고 국가 간 문화교류와 다문화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곳이 있다.

대구 달서구 본리동 주택가 소방도로변에 자리 잡은 '온(ONN) 박물관'. 어린이 전용 박물관인 이곳은 대구지역 최초로 전 세계 문화를 편견 없이 받아들이고 이해시킬 목적으로 2010년 1월 개관했으며 '세상 어디까지 가봤니?'를 주제로 지난해 'Let's go! Asia' 편에 이어 올해 'Let's go! Europe' 편을 마련했다.

온 박물관 지킴이 조정옥 학예실장은 "지난해 상영된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 왕국'의 영향으로 어린이들이 특히 북유럽에 관심이 많아졌고 신화 속 인물 '트롤'에 대한 각별한 감정을 보였다"고 운을 뗐다.

현재 이곳엔 전 세계 문화의 핵심인 복식과 장신구, 생활소품, 가구, 인형, 화장실 좌식변기 등 100여 점이 전시, 관람객을 맞고 있다. 전시품은 어린이 교육 사업을 하고 있는 온 박물관장 박태익 씨가 십 수년간 각국을 여행하며 수집한 소장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단순히 소장품을 둘러보는 것뿐 아니라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된 체험활동도 가능합니다. 세계 문화에 대한 인식을 넓힌 후 에코 백과 마그네틱 인형, 피노키오 만들기 등을 직접 해봄으로써 아이들에게 문화 시청각 교육의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조 학예실장은 한 번 왔던 아이들이 다시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온 박물관이 있는 달서구는 저소득계층과 다문화인구가 많은 지역 중 한 곳이다. 따라서 박물관 측은 KB은행 '박물관 노닐기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들에게 무료관람과 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유치원생, 초등학생들이 생활소품을 보고 만지고 체험함으로써 실제 유럽의 문화를 느끼며 자기네들 스스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가는 것을 보면 뿌듯해지기도 합니다. 특히 프랑스 귀족부인들의 전유물인 부채가 고려시대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합죽선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하면 모두 깜짝 놀랍니다."

온 박물관은 또한 일반 관람객 외에도 차상위 및 저소득계층 아이들을 우선 대상으로 30명 선착순 모집을 통해 매주 토요일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온 박물관이 위탁을 받아 연중 10회에 걸쳐 세 시간씩 해당 어린이들에게 문화워크숍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비록 규모가 작고 사설이지만 온 박물관은 세계문화에 관한 한 유일한 시청각 교육과 체험이 가능한 현장으로서 지난해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우수기관에 선정됐고 체험프로그램 부문에서 대구시교육청 우수기관에 뽑히기도 했다.

"현재 초등학교 교과과정에 다문화 관련 과정이 있지만 실제 학교교육에서는 세계 다문화를 체험할 장소가 없는 형편입니다. 온 박물관은 그런 의미에서 대구 유일의 다문화체험 박물관이라고 자부합니다."

온 박물관 관람료는 어른 5천원, 어린이 4천원이며 체험프로그램을 신청하면 1인당 1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회당 6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총관람과 체험 시간은 80분이다. 문의 053)526-7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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