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상원고를 졸업한 삼성 라이온즈의 8년차 좌완투수 백정현(27)은 '만년 유망주'다. 2006년 8월 삼성이 2차 신인 드래프트 1번으로 지명할 때부터 그랬다. 당시 삼성은 그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계약금 1억5천만원, 연봉 2천만원의 신인 최고 대우를 했다.
하지만 부상과 부진 속에 성장은 더뎠다. 2007년 입단한 이후 지난해까지 프로 통산 성적이 3승 3패 9홀드(방어율 5.81)다. 올해 연봉 역시 4천500만원에 머무르고 있다. 동갑내기 좌완투수 차우찬(2억4천만원)의 5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삼성 코칭스태프가 더욱 안타까워하는 것은 매년 전지훈련, 시범경기에서는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다가도 정작 시즌에선 실망감을 안겨주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붙은 달갑지 않은 별명이 '오키나와 에이스'다. 그는 2011년 시범경기에서는 3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1홀드, 2013년 시범경기에서는 10이닝 10탈삼진 방어율 0.90의 성적을 거뒀다. 2012년 시범경기에는 등판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진짜 '사고'를 칠 분위기다. 그만큼 최근 페이스가 좋다. 재활 중인 새 외국인 투수 제이디 마틴이 4월 말은 돼야 그라운드에 돌아올 수 있는 것도 그로서는 기회다.
백정현은 16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3⅔이닝 2피안타 6탈삼진 1실점의 쾌투를 펼쳤다. 특히 1회 1사 이후 3회 1사까지는 롯데 조성환, 손아섭, 최준석, 장성호, 전준우, 강민호를 6연속 삼진으로 솎아내 8천400명의 홈 팬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4회 1사 후 볼넷으로 내보낸 최준석이 구원투수 이현동이 허용한 연속 안타로 득점하면서 자책점이 됐지만, 그의 투구는 올 시즌 기대를 하기에 충분했다.
이달 8일 KIA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5이닝 5탈삼진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였던 백정현이 호투를 이어가자 류중일 감독도 흡족한 모습이었다. 류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오늘처럼 던지면 당연히 선발진에 포함될 것"이라며 "21일 넥센과의 시범경기 결과를 보고 제5선발을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선 삼성이 3대4로 졌다. 이현동이 ⅔이닝 3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무너졌고, 차우찬도 2이닝 4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타선에서는 4회 우동균, 문선엽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 3루 찬스에서 좌중간 3점 홈런을 터뜨린 나바로가 돋보였다. 삼성은 15일 경기에서는 선발 김희걸의 3이닝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6대3으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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