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장사 구간 부정기 노선 취소는 공신력 문제

대한항공이 3월 28일부터 6월 8일까지의 대구~중국 장사 구간 부정기 노선 25편을 모두 취소했다. 이 구간은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장가계를 가는 것이다. 대한항공이 장가계로 직항하지 못하고 4시간 이상 떨어진 장사로 가는 것은 중국의 규제가 원인이다. 중국은 자국 항공사 보호를 이유로 부정기 노선에 대해 1개 노선, 1개 항공사로 규제했다. 이 때문에 국내 항공사도 내부 조정으로 올해 4~8월 사이의 대구~장가계 직항 부정기 노선은 저가 항공사인 티웨이에 배정됐다.

대한항공 측은 "정식 계약을 한 것이 아니어서 취소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며 "처음부터 이 구간은 상품성이 떨어져 예약률이 높지 않고, 그동안 여행사와 협상을 했으나 가격이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항공을 믿고 상품을 팔았던 대구의 여러 여행사는 고객 항의와 함께 대체 항공편을 구하기 어려워 모두 환불해야 할 처지다. 전체 편수를 줄이는 방법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고객 부담이 늘어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여행사 측의 설명이다.

여행사들은 환불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았지만 항공사에 강력하게 항의하기가 어렵다. 해외여행뿐 아니라 국내여행에서도 항공사와의 협조 유지 관계는 필수여서 앞으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여행사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부정기 노선은 사용자 측이 항공사에 최소한의 수익을 제공해야 한다. 이 가격 협정에서 항공사와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는 대기업의 횡포에 가깝고 공신력 문제다. 최근 저가 항공사가 늘기는 했지만, 아직 여행사의 항공사 선택 폭은 좁다. 이 때문에 항공사는 '갑'일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재협상을 통해 사태 해결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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