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시장 공천은 남의 일?…입 다문 국회의원 필요없다"

차기 총선 앞두고 몸 사려, 지역 의원들에 비난 봇물

새누리당이 포항을 기초단체장 '여성우선 추천지역'으로 선정하자 지역 국회의원 무용론이 불거지고 있다.

4선의 국회 부의장인 이병석 의원(포항 북)과 박명재 의원(포항 남울릉)은 포항에 여성 전략공천 얘기가 나오자 18일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 "1차적으로 3배수 안에 들 경우 우선권을 준다거나, 경선을 하되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공천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포항이 경선이 아닌 여성우선 추천지역으로 선정되는 것을 막지 못해 시민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시민들은 "여성의 능력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새누리당의 원칙인 상향식 공천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남성과 여성을 막론하고 모든 후보들이 경선을 통해 당원과 시민들의 선택을 받는 것이 합당한 방식이 아니냐"고 항변했다.

시민들은 이 의원이 국회 부의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데다, 차기 총선을 염두에 두고 친박을 의식할 수밖에 없어 이 같은 상황에 눈을 감은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박 의원도 민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말을 갈아타 당선된 보선 의원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차기 총선을 위한 당내 지지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 이번 공천위 결정과정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정치권은 친박에 의해 친이계가 물갈이되는 신호탄이라는 우려감을 내놓고 있다.

친박계인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재원 의원에 대한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과 일부 시민들은 "경북지역 국회의원이자 포항에 근무한 인연으로 포항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여성우선 추천지역으로 선정한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이병석 의원과 박명재 의원은 사실과 다르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의원은 "공천관리위원회가 해당 지역구 의원에게 공천과정을 전혀 알려주지 않고 있는데다, 지역구 의원이 공천과정에 절대 개입할 수 없게 돼 있어 어쩔 수 없었다"면서 "이번 결정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으며 그전에 홍문종 공천관리위원장과 황우여 대표에게 상향식 공천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도 "포항은 경선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이병석 부의장과 함께 중앙당에 전달했으며, 황우여 대표에게까지 결정을 제고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양 국회의원들이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현행 공천관리 규정상 그런 것인 만큼 시민들이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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