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로 예정된 새누리당 중앙당 공직 후보자 추천 관리위원회의 대구시장 새누리당 예비 경선(컷오프) 명단 발표를 앞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은 상향식 공천 원칙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출마 후보의 요구조차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깜깜이 공천'이라는 비판이다. 현재 새누리당은 대구시장 공천과 관련해 컷오프 인원 수, 컷오프 기준, 오차 범위 내 접전 후보의 처리 방법 등 어떤 입장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3~5명 선이 될 것이라는 추측만 난무한다. 반면, 예비 후보들은 컷오프 전 토론회와 연설회, 선거인단 수 확대 등으로 공정 경선을 요구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이러한 태도는 어떤 후보를 내세워도 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다. 이 때문에 앞으로 대구를 이끌어갈 인물이나 공약보다는 당심(黨心)이 대구시장 후보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이 근거는 공정해 보이는 '2332' 룰이 실제로는 당심과 직결해서다. 그 중심에는 대의원과 당원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연간 회비를 내는 핵심 당원이다. 전체 반영 비율은 20%지만 투표율이 높아 이들의 향방이 곧장 공천 여부를 결정한다. 문제는 당심과 지역 국회의원이 이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나머지 당원과 대구시민 투표, 여론 조사는 구색 갖추기의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새누리당 경선에 참여한 후보 모두가 새누리당 당원이지만 일제히 중앙당을 성토하며 '공정 경선'을 주장하는 것도 '당심이 곧 공천'이라는 경선 룰의 함정 때문이다.
지방선거든, 국회의원 총선이든 무관하게 대구는 늘 새누리당의 홀대를 받았다. 그 후보가 누구든 벼락 공천을 해도 당선한다는 중앙당의 오만함과 대구시민의 몰아주기식 투표 성향 때문이다. 이는 지난 세월 동안 모든 경제 지표에서 전국 꼴찌라는 대구의 침체와 무관하지 않다. 더구나 이번에는 어느 때보다 강력한 야당 후보가 출마했지만, 새누리당은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다. 오랫동안 새누리당을 지지한 대구시민에게 염치없는 짓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번 대구시장 공천과 관련해 다시 한 번 공정 경선을 천명하고, 공천 과정과 룰 적용 방식을 낱낱이 공개하는 투명성을 보여야 한다. 또 대구시민의 뜻과 동떨어져 당과 국회의원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선 방식도 개선해야 한다. 새누리당이 아직도 대구를 '영원한 텃밭'쯤으로 생각하고, 오만을 부린다면 강력한 야도(野都)였던 대구의 숨은 힘과 맞설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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