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라이온즈 4연패 변수는] <하> 삼성 뛰는 야구의 부활

베이스 훔쳐라!…박빙의 경기 해결 실마리

삼성은 올해 10게임을 치른 시범경기에서 팀 타율이 0.229로 꼴찌였다. 이 부문 1위 롯데(0.283), 2위 NC(0.282)에 비하면 초라할 정도다. 홈런 역시 7개에 그쳐 9개 구단 가운데 8위에 머물렀다. 물론 백업요원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며 테스트하는 시범경기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삼성은 타선에서 의미 있는 수확도 거뒀다. 모두 18차례 도루를 시도, 16차례 성공하며 2위를 차지했다. 2차례 이상 도루를 기록한 경기는 5경기였다. 특히 이달 21일 넥센과의 목동 경기에서는 4차례나 베이스를 훔치며 팀 도루 1위 넥센(23개)을 압도했다.

삼성의 '뛰는 야구'가 긴 잠에서 깨어나느냐는 4년 연속 통합 우승에 주요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삼성은 중심타선이 만만치않은 화력을 자랑하지만 경기 후반 박빙 승부에서는 기동력이 절실하다. 주자들의 빠른 발은 상대 투수와 수비진을 흔드는 실마리가 되기 때문이다.

삼성은 최근 '발 야구'가 급격히 뒷걸음질쳤다. 2011년 팀 도루 1위(158개)에 등극했지만 2012년에는 4위(125개), 2013년에는 8위(95개)로 전락했다. 지난해는 이 부문 1위 두산(172개)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팀 내에서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 역시 3명(배영섭'김상수'강명구)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삼성 류중일 감독은 김평호 주루코치를 새로 영입하는 등 올해 '기동력 야구'의 부활을 선언하며 선수들을 채찍질하고 있다.

삼성 '뛰는 야구'의 첨병은 올해 아시안게임 대표 발탁을 노리는 김상수다. 시범경기에서 4차례 도루에 성공, 전체 공동 4위에 올랐다. 김상수는 입단 첫해인 2009년 18개를 기록한 뒤 2010년 30개, 2011년 29개, 2012년 25개 등 해마다 30개 안팎의 도루를 했지만 지난해에는 부상 탓에 14개에 그쳤다.

톱타자 낙점이 유력한 정형식 역시 작전이 걸리지 않아도 언제든 뛸 수 있는 '그린 라이트'(Green light)를 받았다. 미간이 넓은 외모 덕분에 '망치'(망치상어)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시범경기에서 3개의 도루를 뺏어냈다. 지난해에는 도루가 7개에 불과했지만 시즌 붙박이 리드오프로 나선다면 병역 의무로 자리를 비운 배영섭의 공백을 충분히 메울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은 이 밖에도 '발 야구' 자원이 많다. 외야 백업요원인 박찬도는 시범경기에서 3개의 도루를 기록했고, 새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도미니카공화국)도 도루 1개를 기록, 코칭스태프를 흡족하게 했다. 또 박한이'이상훈'김재현'백상원'차화준 등도 도루 능력을 갖췄다. 부상 중인 조동찬'강명구 등이 복귀하면 삼성의 '베이스 훔치기'는 한층 활발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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