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운전을 하는 장애인들이 오순도순 살아갈 수 있는 택시회사가 하나 있었으면 해요. 정부도 장애인 복지 차원에서 장애인 택시회사 설립을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대구에서 장애인 복지택시 회사(이하 복지택시) 설립을 재추진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대구지역 장애인 택시기사 10여 명이 올해 추진위를 구성해 복지택시 설립에 나섰다. 추진위원장을 맡은 이상옥(66) 기사는 장애인 택시기사들의 자립을 위해서도 복지택시 설립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복지택시 회사는 장애인 기사 30명 정도가 택시 1대씩 출자해 공동 경영하는 합명회사 형태다. 이 위원장은 우선 장애인 기사들의 규합에 나서 올 연말까지는 30명 이상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대구지역 법인택시에 근무하는 장애인 기사는 400여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택시 총량제로 법인택시 회사 설립을 제한하는 택시운송사업법 개정을 위해 범시민 서명운동도 적극 전개하기로 했다. 추진위원들 중심으로 거리서명 운동에 나서 10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을 방침이다. 또 중앙정부와 국회를 대상으로 택시운송사업법 개정을 위한 홍보도 병행하기로 했다.
"현재 법인회사에 근무하는 장애인 기사들은 생활이 어렵고 근무환경마저 아주 열악해요. 사납금을 맞추기 위해 하루 12~16시간 장시간 운전이 예사예요. 복지택시를 설립하면 장애인들의 복지 향상과 근무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요."
복지택시는 지난 2005년 장애인 기사 40명이 규합해 추진되어 왔다. 택시운송사업법 개정을 위한 서명운동도 전개했지만 택시총량제에 묶여 신규 법인택시 설립이 무산됐다. 또 대구시 복지택시 설립 조례제정을 위한 시의회 청원회까지 열렸지만 증차요인 이유로 조례제정이 관철되지 못했다. 추진위는 기존의 택시회사를 인수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부지, 건물 매입을 포함해 택시 인수 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돼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이 위원장은 기존 법인택시회사의 개별 택시라도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면 장애인 기사들이 각기 법인택시를 구매해 복지택시 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애인 기사들은 이직률이 적고 근면하기로 소문나 있어요. 사고율도 비장애인보다 오히려 낮아 안전 운행에 앞장서고 있어요."
이 위원장은 장애인 기사들은 자신들도 장애를 겪고 있지만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남다르다고 전했다. 중증장애인이나 환자 등 이동이 필요할 경우 택시로 이송 봉사를 하고 있다. 나들이 콜택시를 이용할 수 없는 거동불편 노인들에게 무료 이송도 해주고 있다.
택시회사 운전기사로 8여 년 근무해온 이 위원장은 '웃는 기사'로 소문나 있다. 택시에 손님을 태울 때나 내려줄 때는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다. 양쪽 다리를 잃고 의족에 의지한 채 택시 운전을 하는 이 위원장은 어렵게 살고 있지만 스스로 일하면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운전대를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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