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월' 속에 갇힌 희생자에 부처님 자비 널리 퍼지길

봄꽃과 연등이 조화를 이룬 동천사 앞마당.
봄꽃과 연등이 조화를 이룬 동천사 앞마당.
흑석사 전경.
흑석사 전경.
용문사 전경
용문사 전경

◇108계단 오르며 못다핀 어린영혼들 극락왕생 간절히 빌어…영주 동천사

"부처님 오신 날은 국민적 슬픔을 함께 나누는 날입니다."

불기 2558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는 동천불교문화재단 동천사 회주 백석 스님은 "모두가 기뻐해야 할 석가탄신일을 맞았지만 모두의 마음은 무겁고 힘들다"며 "남녀노소 국적 불문하고 침몰한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에게 부처님의 깊고 깊으신 자비가 있길 빌어주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설파했다.

소백산 아래 풍기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봉현면 오현리 840-1번지에 위치한 동천사는 1998년 회주 백석 스님이 부처님의 현몽을 받아 창건한 사찰이다. 동쪽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고 해서 동천사로 이름 지어진 이 사찰은 일주문에서 대웅전을 잇는 가파른 108계단에 오르면 극락으로 통하는 일주문이 나올 듯하다. 사찰 내에는 백두산 홍송으로 지은 목조 5포형의 법당이 들어서 있고 단청이 아름다운 대웅보전이 자리하고 있다. 내부에는 세계 최초로 과거불인 석가모니, 현재불인 미륵여래, 미래불인 무량보살 삼존불을 모시고 있다.

명부전은 은행나무 목 조각으로 직접 손으로 다듬어 조성한 십대왕 존영을 모시고 있으며, 부처님의 현몽으로 이름 지어진 참됨과 의로움을 토론하는 전각인 진의숙당이 자리하고 있다. 또 세계 최초로 제석천왕을 모시고 통일 염원을 담은 통일 미륵대불도 먼 동쪽을 바라보며 통일 대한민국을 염원하고 있다.

회주 백석 스님은 종교 간 화합도 몸소 실천하고 있다. 매년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풍기성당 앞과 풍기시내 일원에 '예수님 탄생을 축하한다'는 문구를 내걸고 종교 간 화합에도 큰 역할을 담당해 오고 있다. 한때 법조인을 꿈꾸며 사법고시에 도전하기도 했던 백석 스님은 "세월호 사건이 마무리되면 희생자를 위한 천도재를 준비하겠다"며 "나라와 민족이 없는 종교는 종교가 아니다. 먼저 나라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진리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

영주 마경대 기자 kdma@msnet.co.kr

◇석조여래상 보물 품고 통일신라시대 역사 살아 숨쉰다…영주 흑석사

흑석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전통사찰이다. 1990년대 초 대웅전에 봉안되어 있던 목조아미타불 불상의 몸체 안에서 많은 복장 유물이 발견되면서 국보 282호로 지정돼 다시 관심을 끌게 된 사찰이다.

야산이라기보다 구릉 자락에 감싸여 있는 흑석사는 삼국시대 석조마애삼존불상과 통일신라 시대의 석조여래좌상이 있는 유서깊은 고찰이다.

영주 이산면사무소에서 이산초등학교 방향으로 가는 길 오른편에 '흑석사'라고 쓰인 입석이 자리하고 있다. 표지석을 따라 100m 정도 들어가면 어머니가 아이를 감싸듯 산이 절을 감싸고 있다.

건물은 법당과 약사전'설선당'종각'환희전 등이 있다. 유물로는 국보인 목조아미타불좌상과 복장 유물, 보물 제681호인 흑석사석조여래좌상이 있다. 목조아미타불좌상은 세종대왕의 형님인 효령대군이 권선하여 세조 등 왕실에서 봉안한 것으로 조선 전기의 대표적인 목조 불상이다. 이 불상의 복장에서 나온 유물로는 금동사리합과 사리 등이 있다. 석조여래좌상은 9세기 통일신라 때의 것이나 불상과 광배, 대좌가 분리된 채 서로 떨어져 놓여 있다.

이 사찰은 다른 사찰과는 달리 창건에 대한 역사도, 창건 후의 사찰 역사도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부석사를 비롯한 소백산의 인근 사찰처럼 통일신라시대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이라고 유추할 뿐이다.

흑석사는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폐찰되었다가, 1945년 광복 이후 순흥 초암사에 계시던 김상호 스님에 의해 초암사 재목을 옮겨와 중창된 것이다. 사찰의 이름은 절 가까운 마을의 이름 '흑석'에서 따왔다는 것과 마을 뒤편 산자락에 '검은 빛깔의 커다란 바위'에서 유래했다는 두 가지 설(說)이 있다.

영주 마경대 기자 kdma@msnet.co.kr

◇요가하고 차 마시며 명상 잠겨보자…예천 용문사

천 년의 역사와 국내 유일의 윤장대를 간직한 예천 용문사가 최근 도시인들의 템플스테이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용문사의 템플스테이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현대인들에게 명상과 걷기, 요가, 전통 차 명상 등을 통해 화병치료는 물론 자기개발을 위한 큰 도움을 준다. 이 때문에 수년 전부터는 청소년들의 학교폭력과 과중한 학업 등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청소년 캠프와 공무원 및 기업인들을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사천왕상과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일주문, 그리고 국내 유일의 윤장대는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체험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윤장대를 돌리면 누구든지 소원을 성취할 수 있다'는 전설 때문인지 대장전(보물 제145호) 내 불경보관대인 윤장대는 이미 체험객들의 필수 체험코스가 되었다.

예천군 관계자는 "윤장대의 인기만큼이나 템플스테이를 문의하는 체험객들의 수도 늘고 있다"며 "올해는 체험객들을 위한 사찰 음식 체험관을 신축해 용문사가 신도청시대 대표 사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예천군 용문면 내지리 소백산 기슭에 위치한 용문사는 조계종 제8교구 직지사 말사로 신라 경문왕 10년(870년)에 두운 선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예천 권오석 기자 stone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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