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 이틀째인 14일에는 개막전 이상으로 흥미로운 빅매치가 펼쳐진다. B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우승한 디펜딩챔피언 스페인과 연장전 끝에 고배를 마신 준우승국 네덜란드가 '리턴매치'로 축구팬의 새벽잠을 설치게 할 전망이다. 같은 B조인 칠레와 호주도 16강 진출의 교두보 선점을 향한 양보할 수 없는 1차전을 치른다. 우승 후보 브라질과 함께 A조에 속한 북중미 강호 멕시코와 '불굴의 사자' 카메룬도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B조 스페인-네덜란드(14일 오전 4시'폰치노바 경기장) 칠레-호주(14일 오전 7시'판타나우 경기장)
B조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이달 랭킹 1위 스페인과 네덜란드(16위), 남미의 강호 칠레(14위)가 포함돼 있다. 이들 세 팀은 아시아의 호주를 제물 삼아 치열하게 16강 진출 다툼을 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오전 4시 사우바도르 폰치노바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1차전은 B조의 흐름을 사실상 결정지을 분수령이기 때문에 특히 중요한 일전이다. 스페인과 네덜란드는 남아공 대회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벌인 이후 처음 맞붙는다. 4년 전 스페인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연장전 경기종료 4분을 앞두고 결승골을 터뜨려 1대0 승리를 거두며 스페인 축구 역사상 월드컵 첫 우승컵을 들었다. 지난 대회 결승전 상대가 같은 조에 포함된 것은 월드컵 84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스페인은 지금까지 네덜란드와 10차례 대결해 5승1무4패를 기록했다. 상대 전적에서 보듯 두 팀은 팽팽한 접전을 벌여 왔다. 스페인이 지난 대회 결승전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절대 방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스페인은 짧고 정교한 패스로 공 점유율을 높이는 '티키타카' 축구로 정상에 재도전한다. 세스크 파브레가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이상 바르셀로나),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 정상급 미드필더들이 전력의 핵심이다. 이케르 카시야스와 다비드 데 헤아가 지키는 골문도 견고해 보인다.
네덜란드는 최전방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 예레마인 렌스(디나모 키에프) 등 윙어를 앞세워 과거 '토털사커'의 영광을 재현할 각오다.
이 경기가 끝나면 오전 7시부터 칠레와 호주가 일전을 벌인다. 남미의 강호인 칠레는 호주를 잡고 스페인, 네덜란드와 16강 진출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칠레는 FIFA 랭킹도 호주(62위)보다 높고 상대 전적도 3승1무로 우세하다. 알렉시스 산체스(바르셀로나)가 이끄는 공격진에 기대를 걸고 있다. 터키 출신 에인지 포스트코글루 호주 감독은 베테랑 루커스 닐을 제외하고 유망주를 대거 발탁, 평균 연령 23세의 젊은 팀을 꾸려 예상 외의 성과를 노린다. 호주 또한 칠레를 잡지 못하면 16강 진출이 어려우므로 사력을 다할 전망이다.
◆A조 멕시코-카메룬(14일 오전 1시'두나스 경기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 브라질과 같은 A조에 속한 두 팀은 크로아티아와 함께 16강 진출의 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운명이다. 멕시코는 자국에서 개최한 1970년과 1986년 두 차례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른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치차리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지오바니 도스산토스(비야레알), 안드레스 과르다도(레버쿠젠) 등 유럽파와 베테랑 카를로스 살시도(UNAL 티그레스)를 앞세웠다. 카메룬 역시 1990년 대회 8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다. 사뮈엘 에토오(첼시), 알렉스 송(바르셀로나), 베노아 아소-에코토(퀸스파크 레인저스)가 각각 전방'중원'수비의 핵심으로 꼽힌다. 두 팀은 1993년 평가전에서 한 차례 맞붙어 멕시코가 1대0으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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