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친구를 구하려다 익사한 중학생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4일 영덕군 영덕읍 오십천에서 물놀이하던 중학생 2명이 숨졌다. 이중 A(15) 군은 물에 빠진 친구 2명을 구하러 나섰다가 정작 자신이 변을 당했다.
물놀이 갔던 학생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그날 상황은 이렇다. 사고 당일 11명이 오후 4시쯤 오십천으로 갔다. 수영금지 구역인 줄 모르고 물놀이를 즐기던 중 오후 4시 40분쯤 두 학생이 물에 빠졌다. 물이 깊어서 다른 학생들이 망설이는 사이 A군이 나섰다.
"내가 건지겠다. 내가 갈게"라며 물로 뛰어들었지만 금세 가라앉고 말았다. 곧바로 다른 학생이 뛰어들어 물에 빠진 한 친구를 구했다. 친구들은 "A군이 가만히 있었더라면 죽지 않았을 거예요. 놀다가 물에 빠진 게 아니라 친구들을 구하러 갔어요"라고 했다.
신고를 받은 119구조대가 출동해 두 아이 중 한 아이를 먼저 건졌지만 이미 숨진 뒤였다. 아이들이 '한 명이 더 있다'고 한 뒤에야 A군을 건졌다. 당시 A군은 숨이 붙어 있어서 응급조치 후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지고 말았다. 당시 함께 있던 친구들은 "구조대가 동시에 물에 뛰어들었더라면 늦게 빠진 A군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영덕소방서 관계자는 "당시 통합지령서에 한 명이 물에 빠졌다고 기록돼 있어 처음에 구조원 한 명만 물에 들어갔다. 한꺼번에 구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했다.
A군의 어머니는 "아이들이 죽고 나서 뒤늦게 사고 장소에 줄을 치고 대문짝만 하게 표지를 설치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이번 사고의 문제점을 파악해 반성하기는커녕 단순히 아이들의 수영 미숙으로만 돌리는 사회가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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