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태에 걸친 가뭄으로 수량이 크게 줄어들고 유속이 완만해지면서 고인 물에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 수중 용존산소가 고갈되자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한다. 수량이 더 줄고 수질이 더 나빠지면 식수는 물론 공업용수 공급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걱정이다. 일각에서는 낙동강 본류와 지류 할 것 없이 곳곳이 오염된 호수로 변한 게 모두 4대강 사업으로 보를 막은 탓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수자원 당국은 현재로서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낙동강 칠곡보에서는 최근 수백 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 환경 및 수자원 당국이 조사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원인을 찾지 못했다. 용존산소를 측정한 결과 산소 고갈이 원인은 아니었고, 강물 내 유해물질 분석에서도 특이 성분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은 당국이 은폐와 졸속 조사를 반복하고 있다며, 4대강 사업이 초래한 부작용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게다가 낙동강을 원수로 하는 여름철 대구 수돗물에서 발암성을 띤 소독 부산물인 총 트리할로메탄(THMs) 수치가 급상승하면서 식수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낙동강 물 THMs 농도는 운문댐 물을 정수한 것과 비교해서도 3~4배가량 높은 것으로 국내 기준에는 70~80% 수준이지만, 독일 등 외국 기준은 넘어선 수치라는 것이다.
수온 상승에 의한 유기물질 증가나 조류 번식에 따른 수소이온농도 상승 등 원수의 차이가 THMs 농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의 분석도 나온다. 사정이 이러하니 가둬놓은 물을 좀 흘려보내면 될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지만, 낙동강 상류 안동'임하댐 저수율은 24~27%에 그쳐 여유 수량이 없다.
수자원 당국은 그나마 4대강 사업으로 보를 설치했기 때문에 이 정도 수량이나마 유지하는 것이라며, 가뭄이 더 지속될 경우 수질이 문제가 아니라 수량의 절대 부족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밀운불우(密雲不雨). 구름은 짙게 끼었는데 비가 오지 않으니, 하늘만 쳐다봐야 하는가. 그래도 수자원 당국은 낙동강 수생태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수질과 수량 확보를 위한 장'단기적 대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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