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 '정보의 보고(寶庫)'를 넘어 지역사회를 위한 상호작용의 공간이 돼야 합니다."
바바라 스트리플링(Barbara K. Stripling) 미국도서관협회장은 8일 대구 중구 시립중앙도서관에서 '삶을 바꾸는 도서관'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스트리플링 회장은 "미국 도서관과 사서들은 지역사회에 무엇이 필요한지, 지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항상 고민한다"고 했다. 그래서 미국 도서관에서는 기타 연주법 서적과 기타를 함께 빌릴 수 있고, 디지털 장비를 활용한 작곡법에 관한 책을 빌려 도서관 스튜디오에서 녹음도 할 수 있다. 심지어 금융 상품과 재테크에 관한 지식도 가르친다.
스트리플링 회장은 "모두가 고등교육을 받을 수도 없고 고등교육을 받더라도 모든 분야를 아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도서관을 평생 교육의 장으로 만들려는 것이다"며 "도서관이 하는 강좌는 지역민 중 강의가 가능한 사람을 섭외해 강좌를 개설한다"고 했다.
한국은 독서량이 적은 국가 중 하나다. 특히 대구는 전국 대도시 가운데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대해 그는 "사람들에게 억지로 책을 읽으라고 할 수 없다. 도서관협회 차원에서 '지역민이 좋은 도서관을 갖고 누릴 권리가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시카고가 좋은 예다. 시카고 시장이 시카고를 '책 읽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공표하면서 '한 책, 한 도시'(한 지역사회에서 책 한 권을 선택해 일정기간 함께 읽고 토론하며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으로 소통하고 공동의 문화적 체험을 갖는 대중독서운동) 프로그램을 내세웠다. 또한, 미국 의회도서관은 매년 도서축제를 열어 유명한 저자를 초대해 참가자들과 함께 책을 읽고 책에 대한 대화의 기회를 마련한다. 스트리플링 회장은 "이 과정에서 '읽기의 즐거움'을 맛보는데, 대구의 도서관들도 참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무조건 도서관을 많이 건립하는 것이 중요하진 않다고 했다. 스트리플링 회장은 "결국 지역민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지역민의 요구를 건축계획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지역민들이 텃밭을 원하면 텃밭을, 정원을 원하면 정원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리플링 회장은 최근 뜨는 전자책과 비교해 종이책의 강점도 설명했다. 그는 "종이책은 '발견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서고에서 책을 찾다 보면 생각지 못했던 책을 우연히 발견해 흥미를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또한 도서관은 사서의 도움을 통해 한 가지 문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의 책을 접할 수는 장점도 있다. 이 때문에 그는 종이책과 도서관의 관계는 쉽사리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사진 이채근 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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