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은 아시아 국가로서는 처음이다. 그래서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가톨릭 신자가 있는 필리핀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관심이 한국으로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앞으로 아시아의 가톨릭을 중시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1년여 만에 아시아를 찾는다.
◆교황청 대변인 "새로운 한국 만들어가기를 기대"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11일 교황청에서 "교황이 방한 기간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와 화해, 상호 이해를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은 최근 이라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두고 평화를 역설해왔다. 마찬가지로 한국과 동아시아에도 군비 경쟁 대신 평화에 힘써줄 것을 호소하겠다는 것이다.
롬바르디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계기로 한국인들이 한국 사회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희망도 전했다. 세월호 사고 등 재난과 각종 사건'사고가 잇따른 한국에 시의적절한 의미를 지닌다. 롬바르디 신부는 "교황의 말씀을 귀 기울여 듣고 현재 어떤 문제가 있는지 돌이켜보고, 정신적이고 종교적인 가치로 충만한 새로운 한국을 만들어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가톨릭 격려하러 오는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을 통해 아시아의 가톨릭 선교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는 가톨릭 신자가 전체 인구의 3%에 불과하지만 최근 급신장세다. 또 교황 스스로도 오래전부터 아시아 선교의 꿈을 품어왔다. 미국 언론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젊었을 때 일본 선교사가 되길 꿈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내년 1월 스리랑카와 필리핀을 방문할 예정이고, 일본 방문도 검토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적 성향이 아시아 가톨릭 내에 부각된 사회정의 등의 이슈와 맞아떨어진다는 점도 있다. 이를 통해 교황이 세속주의에 찌든 서방 중심의 로마 가톨릭 세계에 자극을 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 가톨릭은 유럽 중심의 구세계 가톨릭에 부족한 생기와 유연함을 종종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교황도 지난 6월 한 인터뷰에서 "아시아 교회는 장래가 촉망된다"고 치켜세웠다. 허핑턴포스트는 이번 교황 방한에 대해 "로마 가톨릭이 아시아 가톨릭에 더 열린 자세를 갖도록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교회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프란치스코, 아시아 어떻게 품을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통 교리 수호에 치중하던 전임 교황들과 달리 가톨릭이 아직 '외래종교' 취급을 받는 아시아의 현실을 감안한 문화적 변용도 용인하는 편이다. 또 시리아 내전 등의 갈등 해결 방안에 대해 서구 열강보다 러시아와 중국에 더 가까운 입장을 갖고 있다. 이번 방한을 위해 교황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국 영공을 통과하는 만큼, 교황의 수위권을 인정하지 않는 베이징 당국과 어떻게 관계 개선을 해 나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 언론 보스턴글로브는 십자군 전쟁에도 불구하고 이슬람과 평화를 추구한 성자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딴 교황이 비무장지대(DMZ) 너머 종교탄압을 일삼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평화의 메시지를 어떻게 전할지도 지켜볼 대목이라고 언급했다.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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