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만나는 한겨울 방한 용품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지역 유통업체가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해 겨울 이월상품을 한여름에 판매하는 역시즌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직장인 권기혁(37) 씨는 얼마 전 여름행사가 진행 중인 백화점에 들렀다가 20만원을 주고 다운파카를 샀다. 지난겨울 사려고 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포기했던 다운파카를 백화점에서 진행하는 역시즌 이벤트 홀 행사장에서 50% 이상 저렴하게 구매했다. 권 씨는 "아직 겨울이 많이 남았지만, 고가의 겨울 의류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앞으로 역시즌 마케팅을 자주 이용할 계획이다"고 했다.

세월호 여파와 내수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올 상반기에 어려움을 겪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지역 유통업체가 하반기 실적 개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 전략의 하나로 여름에 겨울 상품을 파격가로 할인하는 이른바 '역(逆)시즌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겨울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닥칠 것이라는 기상예보로 겨울옷 판매량을 크게 늘렸던 의류업체는 예상과 달리 따뜻한 날씨로 재고가 쌓이면서 예년보다 1, 2개월 앞당겨 역시즌 마케팅을 시작했다.

◆겨울 상품을 팔아라

동아백화점은 방한용 티셔츠 등 겨울의류 전시 판매 행사를 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신규로 출시되는 상품도 선구매 할인 행사를 통해 2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여성의류 브랜드 우엘과 안지크는 겨울 이월상품 대전을 통해 모직코트, 알파카코트, 가죽 재킷 등을 50~70%까지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며, 일부 카디건, 스웨터 등 가을 상품도 할인 판매한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에서는 24일까지 3, 4층 본매장 및 행사장에서 '한여름의 모피 초대전'을 열고 최대 30~40% 할인 판매하며 감사품도 증정한다. 중년 남성을 위한 '사계절 상품전'도 진행된다. 로가디스기린, 갤럭시라이프스타일은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구스다운, 래빗(토끼) 퍼, 카디건 등 이월상품을 50~80% 할인 판매한다.

롯데백화점 상인점 지하1층 행사장에서는 여성의류를 최대 70% 할인하는 '몬테밀라노 사계절 상품전'이 24일까지 열린다. 이 행사에서는 티셔츠 1만원, 바지 2만원, 오리털 점퍼 3만원 등으로 구입할 수 있다.

롯데아울렛 이시아폴리스점도 27일까지 하프코트, 트렌치코트, 패딩점퍼 등을 40~70% 할인하는 '영패션 사계절 상품전'을 진행하고, 대구율하점은 2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온앤온 사계절 상품전'을 진행한다.

대백프라자점은 모피 브랜드 '태림모피'와 '동우모피'가 교대로 최고 70%까지 할인된 가격에 모피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5층 여성복 브랜드 '잭앤질'은 8월 말까지 패딩 등 겨울 제품을 70% 이상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동아백화점 영업지원팀 윤석호 팀장은 "실속 구매를 선호하는 고객 중에 여름 세일 기간에 선호하는 겨울 의류를 장만하기 위해 행사 일정을 문의하는 고객도 적지 않다. 역시즌 마케팅이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표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아웃도어도 대상

고가의 아웃도어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상품전도 마련됐다.

롯데아울렛 대구율하점은 28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아웃도어 다운점퍼 상품전'을 진행한다. 전통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K2, 블랙야크, 네파, 밀레, 컬럼비아가 참여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다운점퍼 제품을 브랜드에 따라 최저 15만원대부터 구입할 수 있다. 동아백화점 쇼핑점은 아웃도어 브랜드 K2와 로우알파인, 블랙야크 등이 참여하는 사계절 상품전을 통해 기능성 다운점퍼 20여 종을 정상가격 대비 30~50% 할인 판매하고 있다. 6층 아웃도어 브랜드 'K2'는 겨울 패딩 점퍼를 20%가량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대구백화점 마케팅실 박창혁 계장은 "7, 8월이 겨울 상품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해외 명품, 모피 행사 등 다양한 겨울 상품들을 선보이는 역시즌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