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뮤지컬로 학교폭력 저 멀리∼성서署·계명문화대 공연

성서경찰서와 계명문화대 뮤지컬학과가 공동 제작한 학교폭력 예방 뮤지컬이 15일 제일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첫선을 보였다. 성서경찰서 제공
성서경찰서와 계명문화대 뮤지컬학과가 공동 제작한 학교폭력 예방 뮤지컬이 15일 제일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첫선을 보였다. 성서경찰서 제공

15일 오후 1시 대구 달서구 제일여자상업고등학교 강당. 무대에 뮤지컬 배우들이 등장하자 강당 내부는 800여 명의 여고생들이 지르는 함성으로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뮤지컬의 주제는 '학교폭력'. 신나는 노래에 뜨거운 반응을 보내던 학생들이 폭력이 벌어지고 피해 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장면이 펼쳐지자 이내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지었다. 덩달아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제작된 뮤지컬 '용서받지 못할 친구들'의 첫 공연이 성황리에 열렸다. 성서경찰서와 계명문화대 뮤지컬학과가 딱딱한 방식으로 펼쳐지던 학교폭력 예방 강의에서 벗어나 청소년의 감성을 자극해 학교폭력의 위험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이 뮤지컬을 제작했다.

두 달 전부터 기획돼 이날 첫선을 보인 뮤지컬은 이달 30일까지 대구지역 10개 중'고교를 돌며 공연을 한다.

뮤지컬 내의 여러 장면은 모두 실제로 일어났던 학교폭력의 사례들이다. ▷각종 심부름을 도맡아 해야 하는 '셔틀맨' ▷단체 채팅방에서 따돌림하기 ▷무면허 상태의 폭주 장면 등 학생들이 겪었거나 듣고 봤던 이야기들로 꾸며졌다. 욕설을 거침없이 내뱉으며 사실감을 최대한 살린 뮤지컬은 잔잔하면서도 강렬하게 학생들에게 파고들었다. 중간중간엔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춤과 랩 등도 넣어 지루함을 덜어냈다.

이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7월부터 2개월간 학교폭력 담당 경찰관이 계명문화대 뮤지컬학과 학생들과 함께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매일같이 연습장에 찾아가 연출에 관한 아이디어 회의를 했다. 3학년 김민의(18) 양은 "학교폭력의 위해성을 뮤지컬을 통해 접하게 되니 일반 강의보다 몰입도가 높았다"며 "욕설과 폭행이 이뤄지는 장면에서는 피해 학생의 마음을 더 생각해볼 수 있었다"고 했다.

이근영 성서경찰서장은 "학교폭력으로 이달 초에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이 있어 너무 안타깝다.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범죄예방교육으로 학생들이 학교폭력의 경각심을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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