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포항본부 등 지역 경제분석 기관들은 포항의 체감경기가 살아나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고 했지만 포스코와 계열사, 관련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싸늘하다. 한국은행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포항지역 제조업과 서비스업, 건설업이 소폭 개선되는 움직임이 포착됐지만 개선 폭이 워낙 미미해 체감으로 느끼기에는 부족하다. 특히 포스코와 계열사, 철강관련 중소기업들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서 포항경제가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 본업 중심의 사업으로 구조를 개편하며 새로운 도약에 시동을 걸고 있지만 계열사들은 여전히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 계열사는 직원 성과금을 주지 못한데다 무급 휴가까지 들어갔다. 또 수백억원대의 세금을 추징당하게 될 한 계열사가 생존의 기로에 선 것을 비롯해 대다수 포항 본사 계열사들이 지난해와 올해 수주에 실패하면서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스코가 일감을 계열사로 적극 밀어줘야 하는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철강 관련 중소기업들까지 타격을 받게 됐다.
포스코가 휘청거리자 포항롯데백화점 등 유통업계 매출도 바닥을 기고, 중소기업의 사정도 좀체 나아질 기미가 없다. 폐업하는 소규모 업체들이 늘면서 임금을 받지 못해 고통받는 근로자들도 지난해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앞서 보낸 추석명절에도 상여금을 받지 못한 중소기업이 수두룩했고, 포스코 계열사들도 매출에 따라 성과금 명암이 갈렸다. 여기에다 포항지역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움직임이 감지되자, 한국은행 포항본부 등에서는 가계 대출의 부실을 우려하고 있다. 포항시는 포항테크노파크 2단지 추진 백지화로 발생한 비용낭비(171억원)에 대한 부담과 12년간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한 주민과의 마찰 등에 묶여 새로운 경제정책 추진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 속에, 포스코를 비롯한 대다수 기업들은 생존 전략으로, '올해-버티기, 내년-수주전력 투구, 2년뒤-흑자운영'이라는 틀을 잡고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와 포항상공회의소는 소상공인들의 휴폐업을 막기 위해 시장정보 제공과 창업교육 서비스 등을 강조하며 업종별 밀집도를 나타내는 업종지도 제공을 비롯해 폐업률 정보 상시 업데이트, 예비창업자 교육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포항시는 강소기업 육성 추진을 중심으로, 지역기업들의 이탈을 막는 동시에 외부 투자를 꾀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투자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포항제철소는 올해부터 2016년까지 ▷2고로 3차 개수 ▷2소결공장 성능 향상을 위한 설비 교체 ▷1열연 제어시스템 업그레이드 ▷원료 처리능력 증강 사업 등의 대형 투자사업을 추진하고, 포항시는 이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기업 지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포항상공회의소 김태현 팀장은 "포항 경제인들의 경기 회복 기대감은 크지만 실질 경기는 포스코 등 철강업체의 경영 위기가 맞물려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느낌"이라며 "첨단산업 분야에 새로운 투자를 촉발할 수 있도록 포항시와 경제리더들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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