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의 눈] 아름다운 가위봉사단 영천서 봉사

노숙인 머리 손질 '사랑의 가위손'

'사랑은 가위를 타고.'

'아름다운 가위 봉사단'이 가위를 통해 봉사를 시작한 지 16년째. 이들은 자신의 손길로 누군가가 행복해하는 것에 즐거움과 보람을 느낀다. 다들 바쁜 일상이지만 주말에 짬을 내 연 8~10회 영천 나자렛집을 찾는다.

봉사자들 면면을 보면 화려하다. 옛날 대구 동성로에서 명성을 날렸던 조일'석'초원미용실 원장님이 주요 멤버이다. 현역으로 활동하는 대백프라자 어린이 헤어 원장, 요안나 미용학원장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금은 현직에서 물러났지만 봉사에는 정년이 없으니 당연히 이곳에서는 그들도 가위를 잡는다. 그들의 노고와 정성에 감동한 후배 미용인들이 봉사에 동참한다. 추석 연휴로 모두 바쁜 가운데 모두 내 일같이 동참했다.

나자렛집은 노숙인들을 돌보는 요양시설이다. 자립지원 서비스와 자활을 통해 가정 공동체를 실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몇 시간에 걸쳐 파마를 끝내고 깔끔히 정리된 머리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거울을 보면서 행복해하는 그들의 천진무구한 얼굴에 봉사자들도 덩달아 즐겁다.

즐거운 명절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는 숨은 공로자가 있다. 모임 회장인 석미용실 원장(석점옥)의 보이지 않는 손길 덕분이다.

"내가 가진 것을 남에게 나눠줄 때 가장 즐겁다"고 말하는 석 회장은 불교 신자다. 그럼에도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나자렛집에서 종교를 초월하여 봉사하며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글 사진 김영희 시민기자 kyh13467@naver.com

멘토 한상갑 기자 arira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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