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부터 나를 믿기로 했다/케티 케이'클레어 시프먼 공저/엄성수 옮김/위너스북 펴냄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직장 업무와 집안일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성공한 사례도 많다. 이 책은 그러나 자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이루어낸 여성들에게조차 그녀들의 앞을 가로막는 무엇인가가 놓여 있다고 지적하며, 그 '무엇인가'의 정체를 밝히고, 극복 방안을 보여준다.
공동 지은이인 케티 케이와 클레어 시프먼은 지난 20년간 미국을 비롯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지은이들은 이른바 '잘난 여성들'을 인터뷰하면서 의외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페이스북의 최고 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는 "지금도 나는 자다가 깨면 사기꾼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내가 지금의 위치에 있어도 되는지 확신이 안 선다"고 말했다. 책은 그녀뿐만 아니라 성공한 기업 CEO, 국회의원 등 자기 분야에서 정상에 오른 많은 여성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음에 주목한다.
책은 '객관적으로 성공한 여성들은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배짱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었고, 자기능력에 대한 확신도 없어 보였다'고 말하면서 '여성들은 어째서 그런 태도를 보일까?' 묻고, 이렇게 답한다.
마음속의 생각을 그대로 꺼내 놓으면 바보 같아 보이거나 혹은 허풍을 떠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는 두려움, 나의 성공은 예상치 못한 일이라는, 아니면 자신에게는 과분한 일이라는 느낌, 위험을 무릅쓰고 무언가 어렵고 도전적인 일을 할 경우 안전하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이 지배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성에게는 턱없이 부족하고 남성들에게는 넘쳐나는 '자신감'이란 대체 무엇일까. 자신감은 행복한 삶을 사는 데, 성공하는 데 얼마나 영향을 끼칠까. 자신감은 타고나는 것일까. 노력하면 더 커질 수도 있는 것일까. 지은이들은 '남성과 여성이 자신감에 관한 한 유전학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여성들에게는 자녀와 집안일, 사회적 제도적 제약보다 더 중요한 자기신뢰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자신감 부족은 직장에서 공적인 업무를 추진할 때뿐만 아니라 가정생활 전반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분야에서도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지기 일쑤다.
책은 '자신감 코드는 다행스럽게도 자유의지에 따라, 개인의 선택에 따라 커질 수 있다'면서 '여성들이 모든 걸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 무엇인가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극복해야 한다. 실패할 수도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다음 단계로 올라설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전 미국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은 "2000년 상원의원 출마를 고려할 때 선거에서 질까 두려웠다. 그때 한 고등학교 농구코치가 이렇게 말했다. '선거에서 지면 지는 거지.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그 말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327쪽, 1만5천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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