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미술관에 관한 한 광주는 축복이고, 대구는 눈물이다. 광주시립미술관은 광주 출신 재일교포 사업가인 하정웅(75) 씨로부터 2천222점의 작품을 무상으로 기증받았는데 이 가운데 이우환 작품이 수십 점 포함되어 있다. 이우환 초기 작품인 '점으로부터'류를 비롯하여 최근 뉴욕 타임스가 '젠 가든'으로 평가한 최신작까지 다 포함되어 있다. 축복받은 광주시는 광주 비엔날레 입구 도로명을 하정웅로(路)로 명명하여 보답했다.
근데 대구는 이우환과 그 친구들-만남의 미술관으로 엉망이 됐다. 대구시도, 이우환 작가도, 이 일을 추진한 세력도 그 누구 하나 속시원히 밝히는 게 없다. 대구시가 시민 혈세, 그것도 300억 플러스 100억 원(?)에 매년 운영경비만 십수 억 원이 든다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계약서가 없다는 게 정상일까.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의 추진과정에 대해서 대구시의회는 제대로 밝혀내야 한다. 대구시가 시민들의 의사를 수렴하고, 완벽하게 추진 일정과 콘텐츠를 공개해야 할 의무를 지닌 공공미술관을 짓는다면서 투명하지 못한 깜깜이 추진을 해야 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타지역에서 대구에서는 그게 통합니까라는 소리가 하늘을 찌른다.
믿고 또 믿었던 이우환 작가의 대구 기자회견 핵심은 돈이다. 돈이 더 든다는 얘기를 한 것 외엔 다른 기억은 남아있지 않다. 초청할 친구들이 누구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시 내년 예산확보를 위해 정부 부처를 뛰어다녀도 시원찮을 판에 일본까지 날아가서 이우환 작가를 만나고 돌아와서, "이우환 씨가 대구에 와서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일부 인사만 대상으로 한 이우환의 기자회견은 친구들로부터 혹 작품 기증을 받으려나 기대하던 대구시민의 내심과는 완전 거리가 먼, 확보된 예산만으로는 친구들 작품을 살 수 없다는 결론만 내렸다.
대구시민은 세금을 투입하는 공공미술관 건립을 왜 이토록 질질 끌려다니며, 미술관건립추진위원회가 아닌 직접 프로모션하는 작가 머릿속만 믿느냐고 열불이 난다.
대구시민은 이 계약의 전모와 추진 현황을 알 권리가 있다. 이 사업은 어떻게 추진하게 되었는지, 어떤 작가의 어떤 작품을 누구를 통해 사들이는지 모두 알고 싶다. 그래야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이 대구시민들에게 선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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