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글로벌 창업허브 도시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세계 시장을 겨냥한 수준의 창업 클러스터 조성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대구가 적어도 '아시아의 창업허브'가 되려면 예비 창업가나 스타트업 기업들을 찾아오게 하는 창업 생태계 조성이 필수적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만 있으면 기술과 경영 노하우, 투자가 더해지는 무대가 그것이다. 해외에선 스타트업 기업을 위한 창업단지가 곳곳에서 태동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창업 클러스터 열풍
이미 아시아 각국에서는 스타트업 기업 중심의 거대 창업단지가 힘차게 엔진을 가동 중이다.
중국 베이징의 '중관촌'(中關村)은 베이징의 실리콘밸리로 유명하다. 총 면적 488㎢의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2만여개 기업에 취업자 수가 150만여명에 달한다. 중관촌 입주 기업 97%가 중소기업으로 베이징시 총 생산의 20.5%를 차지하고 있다. 중관촌은 주변 베이징대, 칭화대 등 40여개 대학과 중국과학원 등 200여개 과학연구기관과 함께 창업클러스터를 이루고 있다. 중국 대표 IT기업인 레노버를 비롯해 바이두 등이 중관촌에서 출발해 성장했다. 북경시 정부는 법인세 감면, 은행 대출 지원 등 우대정책을 마련해 중관촌을 창업클러스터로 만드는 데 적극 지원하고 있다. 2012년 중관촌의 창업투자금액은 약 26억 달러로 중국 창업 투자금액의 30%가 모이는 벤처금융의 요충지로 떠올랐다.
싱가포르 국립대 인근의 '블록 71'은 한 때 폐업한 의류회사들이 입주한 건물이었지만, 요즘에는 싱가포르 스타트업 기업들의 심장이 됐다. 영국, 인도, 태국 등 10여개국에서 온 벤처기업, 벤처 캐피털리스트, 벤처 보육 센터 등 100여개 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이곳에 투자된 금액만 1조원 이상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곳을 아시아 창업 허브 전략의 최전선으로 지원하고 있다.
인도는 2012년 케랄라 주에 '스타트업 빌리지'를 조성,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벤처기업 육성 시설인 이곳에선 창업 아이디어를 다듬어 사업 모델을 만들고 투자까지 연계해 스타트업 기업을 육성한다. 이곳에서 실력을 닦은 인도 출신 창업가들은 미국 실리콘밸리로 건너가 잇따른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미국의 플러그 앤 플레이(Plug&Play) 센터는 미국 최대 벤처 인큐베이팅 기관으로 실리콘밸리 벤처기업들을 발굴하고 있다. 300여개의 기업, 180여명의 벤처캐피털리스트, 정부'학계'기업 관계자가 네트워크를 형성, 창업 초기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영국 이스트 런던의 '테크 시티'(Tech City)는 하이테크 클러스터들이 자생한 지역이다. 영국 정부는 2010년 테크 시티 전략을 펴며 급성장한 이곳은 R&D센터와 창업보육센터 등을 세워 연구와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대구'삼성이 만드는 글로벌 창업단지
대구시와 삼성은 2016년 말까지 제일모직 부지에 대구창조경제단지를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시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그전까지 창업인재 육성 시스템을 마련, 창조경제단지의 본격 가동을 준비한다는 구상이다.
대표적인 것이 '글로벌 ICT 캠퍼스', 이른바 삼성 캠퍼스의 단계별 구축이다. 2015년 대구'삼성 공동의 캠퍼스 파티 개최로 글로벌 인재 풀 구축(1단계)→캠퍼스 파티를 통해 선별된 글로벌 인재를 2015년 하반기에 개최하는 삼성엑셀레이터 프로그램 참여(2단계)→2016년말 창조경제단지 준공 입주 후 글로벌 인력 입주 및 보육 확대(3단계) 전략이다.
전국 대학부, 초'중'고교부 학생 소프트웨어 경진대회를 열고, 창조경제 채용박람회도 연 1회 개최한다.
아울러 시는 삼성과 공동으로 지역 기업, 대학이 보유한 핵심기술의 사업화도 추진한다. 신재생 시범사업, 3D프린터용 소재사업, 바이오'의료기기 분야 첨단 기술을 가진 기업, 대학 연구소와 핵심기술 교류회를 정례화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창조경제단지내 스타트업지원센터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전용공간으로 'SoHo오피스'는 입주기업, 보육기업, 공용공간으로 설계한다는 구상이다.
김선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구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의 젊은 IT인재들을 주목하고 있다"며 "제2, 3의 구글, 아마존을 탄생시키려면 대구는 수도권이 아니라 해외 창업도시들과 승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
◇스타트업 기업=자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작은 그룹이나 프로젝트성 회사. 새로운 아이디어나 창의적인 제품,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창업 2~3년 미만의 기업들로 IT등 고속성장 가능성을 가진 비즈니스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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