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길이 1mm, 솔수염하늘소 매개로 확산

소나무재선충의 전염 매개체는 솔수염하늘소로 알려져 있지만, 전방위적인 확산은 오히려 사람의 영향이 더 크다. 산림 감시에 대한 방심과 무분별한 소나무 반출 등이 소나무재선충 확산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소나무재선충은 정확히 무엇인지, 우리나라 소나무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경주대학교 조경학과 최재영(57) 교수에게 물어봤다.

-소나무재선충이란.

▶한마디로 소나무와 잣나무 등 소나무과 식물에 기생하는 벌레다. 보통 1㎜ 길이에 굵기는 실 정도다. 일반 벌레처럼 꿈틀대지만 워낙 작아 스스로는 이동에 한계가 있다. 나무와 나무 사이의 이동은 솔수염하늘소라는 또 다른 매개체에 의해 이동한다.

소나무 안에서 유충으로 성장하는 솔수염하늘소는 통상적으로 배 속에 1만 마리 정도의 소나무재선충을 보균하고 있다. 성충이 된 후 날개가 생긴 솔수염하늘소가 다른 소나무로 이동해 새순을 갉아먹거나 알을 낳을 때 주둥이 등을 통해 전염된다.

소나무재선충은 일단 전염되면 번식과 증식 등을 거쳐 지상에서 약 50m 높이에 커다란 띠를 잇는다. 이 띠가 소나무의 영양통로인 수맥을 막아 소나무를 질식사시킨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발생했나.

▶원래는 동남아 쪽에서만 발생하던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견됐다. 부산항을 통해 들어오던 원목에 솔수염하늘소 유충 등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소나무재선충은 결국 사람에 의해 퍼진 것이다. 매개체인 솔수염하늘소의 행동반경은 최고 4㎞ 정도다. 지역에서 지역으로 크게 이동하기에 어렵다는 뜻이다.

소나무재선충의 무작위적인 확산은 소나무의 무분별한 반출이 제일 큰 원인이다. 원래 소나무는 이력제를 시행하며 타 지역으로 이동할 때 관할 지자체 등에 반출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일부에서 세금을 아끼려고, 절차를 쉽게 하려고 이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은.

▶모든 질병이 그렇듯 가장 좋은 방법은 조기 발견 및 예방이다. 산림청과 지자체에서 항공 예찰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넓은 지역을 관할하기에는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다.

일반 시민들도 평소 소나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소나무재선충은 어느 정도 진행되면 잎이 마르면서 빨갛거나 노랗게 변색된다. 소나무가 상록수인 점은 다 알 것이다.

일단 소나무 잎 색깔이 변하면 무조건 재선충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 소나무는 평소 잎이 위로 나지만 재선충에 감염되면 잎이 아래로 자란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부터 소나무재선충 신고포상제를 시행하고 있다. 금액도 최고 200만원까지로 꽤 높은 편이다. 평소 등산을 즐기면서 자연을 유심히 관찰한다면 건강도 챙기고, 돈도 벌며, 우리나라 금수강산까지 즐길 수 있는 일거삼득이 되지 않겠는가.

포항 신동우 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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