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 책!] 최제우 '동학 의지' 표제시로 수록

칼의 노래/ 민병도 지음/ 목언예원 펴냄

시조시인이자 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민병도 작가의 16번째 시집이다. 모두 82편의 작품을 수록했다.

표제시가 된 '검결'(劍訣)은 동학 창시자 수운 최제우가 지은 '용담유사' 마지막 부분에 수록된 가사 제목이다. 우리말로 풀이하면 '칼의 노래'다. 최제우가 박해를 피해 경주를 떠나 전라도 남원 은적암에 피신해 지은 작품으로, 동학에 대한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다. 민병도 시인의 검결은 문화적으로 혼란한 시대에 예술가가 추구해야 할 꿈, 가치, 이상에 대한 신념을 드러낸다.

'먹을 갈다보면'에서는 시인이자 화가로서 사색하는 일상을 느낄 수 있고, 2수로 구성된 '안개'에서는 언어로 그려낸 두 폭의 한국화를 감상할 수 있으며, '뻐꾹새'에서는 목이 쉰 어머니의 삶의 추임새를 뻐꾹새 울음소리로 일깨워준다.

장경렬 서울대 영문과 교수는 이번 시집에 대해 "한국화의 정체성 쌓기에 집중하고 있는 화가이기도 한 시인의 한국 시조 부흥의 꿈을 느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청도 출신인 저자는 영남대 미술대학에 다니며 문예반을 조직해 활동하던 197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마을'로 당선됐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회장과 한국예총 청도지회장을 맡고 있다. 144쪽, 1만원.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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