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대 총장 재선정이 남긴 숙제

사상 초유 총장 공백…소모적 갈등 해결 장치 마련 필요

경북대 총장 재선정이 드디어 끝났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총장 선정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으로 경북대는 지역을 대표하는 국립대의 위상과 명예를 떨어뜨리고, 지역사회에 우려를 끼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7일 경북대 총장임용후보자 재선정에서 1순위 후보자로 뽑힌 김사열 교수는 지난 6월 26일 선거에서도 1순위자로 선출됐다. 결과적으로 경북대는 의미 없는 갈등으로 총장 재선정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사상 초유의 총장 공백 사태를 초래했다. 앞서 경북대는 6월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공정성 논란으로 재선정을 결정했지만, 대학본부와 교수회는 선거 규정을 둘러싼 갈등으로 재선정 절차를 신속하게 밟지 못했다. 본부와 교수회는 갈등을 거듭하다 총장과 교수회 의장이 동반 사퇴하고 나서야 재선정에 합의했다.

이런 이유로 경북대는 지난달 1일부터 2개월째 총장 공백 사태를 맞고 있다. 총장 임명까지 통상 2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총장 공백 사태가 불가피하다.

경북대 구성원들은 "이번 재선정에서 지난번 1순위자가 가장 많은 표를 받은 데에는 혼란과 갈등을 최소화해 하루라도 빨리 총장 공백 사태를 줄이자는 학교 구성원들의 의지가 작용했을 것"이라며 "차기 총장은 본부와 교수회의 소모적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사열 1순위 후보자는 경북대 운영 체계 혁신을 약속했다. 그는 "현재 경북대 운영 구조로는 대학본부와 교수회 두 기관이 대립할 경우 중재가 불가능하다"며 '대학평의회' 구성을 제안했다. 서울대, 부산대 등이 운영하고 있는 대학평의회는 학생, 교직원, 동창회 대표가 함께 참여하는 대의기구이다.

김 후보자는 또 경북대와 지역사회의 상생을 추구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시했다. 김 후보자는 "경북대의 어려움은 지역의 어려움이요, 지역의 어려움은 경북대의 어려움"이라며 "대구시와 경상북도, 경북대는 공동운명체로 대학과 지역이 서로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상준 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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