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1일 오후 청송군 부남면 중기리 한 버섯농장. 휴대전화가 먹통이 될 정도로 산세가 우거진 이곳 버섯장은 궂은 날씨에도 일손이 바쁘게 돌아갔다. 버섯장 주인인 김종회(64)'김영희(58) 씨 부부는 새로 배양한 나무토막에 버섯이 잘 돋았는지, 출하를 앞둔 버섯에 병해는 없는지 꼼꼼히 챙겼다.
이곳 버섯은 다른 버섯과는 키우는 방식이 달랐다. 보통 버섯은 습하고 그늘진 곳에서 재배하지만 이 버섯은 햇볕을 적절히 쬐어야 잘 자라고 재배기간도 2, 3개월로 길다고 했다. 김 씨 부부가 배양목을 싸고 있던 흰 비닐을 걷어올렸다. 마치 산호처럼 뭉쳐 있는 새하얀 버섯이 모습을 드러냈다. 배양목에 흰꽃이 핀 것처럼 붙어 있다. 가까이 가서 냄새를 맡아보니 소나무 향기가 난다. 말린 버섯에서는 꽃향기도 나는 특이한 버섯이다.
"이 버섯이 꽃송이버섯입니다. 제가 개발한 배양목과 비닐을 이용해 키우고 있습니다. 둘 다 특허를 받은 기술로 생육조건이 까다로운 꽃송이버섯 재배를 위해 10년간 연구한 결과입니다."
꽃송이버섯의 시가는 10g당 1만원에 이른다. 김 씨 부부는 올해 처음으로 건조한 꽃송이버섯 100㎏(시가 1억원 상당)으로 억대 농가 대열에 합류하길 기대하고 있다. 인터넷 판매와 전화주문을 통해 수확량의 상당 부분이 예약됐고 매일 구매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김 씨 부부는 지난 2004년 꽃송이버섯 배양에 성공한 뒤 2006년 일본식품분석센터에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베타(1-3)글루칸 함유량이 일반 버섯보다 8배나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일본에서 생산되는 꽃송이버섯의 베타(1-3)글루칸 함유량이 100g당 43.6g이었는 데 비해 김 씨 부부가 의뢰한 버섯은 47.6g이 검출돼 분석센터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했다는 것이다. 베타(1-3)글루칸은 면역력을 높이는 다당체의 일종으로 베타글루칸 종류 중 가장 항암 효과가 뛰어나 의료계에서는 이것을 항암치료제 등으로 활용한다.
이성규(32) 한의사는 "꽃송이버섯은 다른 버섯보다 베타글루칸 함유량이 많아서 면역기능 활성화 작용이 훨씬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일본에서 분석 결과표가 오고 일본에서 한국 바이어를 통해 대량수입까지 요청했지만 개발 초기라 물량을 공급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후 김 씨 부부는 배양목 연구에 집중했고 지금은 성공률을 90%까지 높였다.
김 씨 부부는 "올해는 꽃송이버섯 생산을 100㎏으로 예상하고 내년에는 2, 3배까지 내다보고 있다"며 "아직 한국에서는 꽃송이버섯 배양이 활발하지는 않다. 결성된 작목반을 주축으로 청송사과에 이어 청송을 대표하는 대표작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