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와 회동했다. 이 회동에서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공기관 개혁과 공무원연금 개혁 둘 중 하나만 성공해도 역사에 남을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발언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바라는 국민적 열망의 심정을 정확하게 꿰뚫은 발언이지만 2% 이상 부족하다.
아직 야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어떻게 하겠다는 안(案)을 내놓지 않았다. 31일 이해단체의 의견을 들은 뒤, 공적 연금 국민대토론회를 열어 당의 최종안을 만들 계획이라지만 언제 할지 미지수다. 시기를 못박지 않아 신뢰성이 떨어진다. 그저 공무원연금 개혁에 동참하는 시늉만 내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
절대다수의 국민은 공무원의 퇴직 후 더 풍족한 노후를 위해 '5년간 33조'씩 세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현 공무원 연금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도 야당 비대위원장이 독자적인 개혁안 없이 여당안에 대한 비판적 평가 내지는 대통령의 연내 개혁 마무리 요청에 대해 수사적 언급으로 끝내 버린 것은 기대 이하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도 실패했다. 지난 2000년 DJ는 공무원연금 보험료를 올리려다가(월 급여의 7.5%에서 9%) 공무원단체의 반발에 부딪히자 싱겁게 개혁의 칼을 집어넣어 버렸다. 되레 공무원 연금 지급액 부족분을 세금으로 메워준다는 약속만 남발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연금 지급 시기를 65세로 늦추는 안을 빼들었다가 공무원 반발에 부딪히자 정부안을 제출하지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공무원연금 개혁에 관한 한 맹탕이다. 이처럼 역대 대통령들이 다 호환(虎患)보다 더 무섭다는 공무원을 상대로 한 연금 개혁에 실패했지만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그대로 몇 년 더 가면 나라가 위기로 내몰린다. 그렇기에 공무원연금 개혁에 관한 한 여(與)도, 야(野)도 없다. 야당은 지금이라도 확 돌아서서 정부'여당과 함께 손잡고 적극적인 공무원연금 개혁의 선구자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신뢰받는 야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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