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문제가 한동안 떠들썩했다.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담뱃값을 2천원 인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금연율을 높이는 데 있어 효과적인 정책 중 한 가지가 가격을 올리는 것임은 여러 연구에서 입증된 바 있다.
흡연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담배꽁초를 아무 곳에나 버리지 마시오. 바퀴벌레가 암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이는 담배가 얼마나 해로운 것인지 설명하는 역설적인 문구로 미국의 금연 캠페인 문구 중 하나다.
담배에는 4천 종 이상의 화학물질과 60종 이상의 발암물질, 일산화탄소, 중독을 유발하는 니코틴 등이 존재한다. 흡연을 하면 폐암 발생 위험이 20배나 증가하고 일산화탄소 농도가 대기환경 기준의 45배나 된다. 담배 1개비당 7분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전 세계적으로 하루 1만3천 명, 연간 490만 명이 흡연으로 인해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4조~6조원에 이른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사망률이 70% 정도 높아지고 수명이 평균 12년 짧아진다. 폐암 외에도 구강'인두암, 방광'신장암, 자궁경부암, 식도'위암, 췌장암, 후두암 등의 발생률과 사망률을 높인다. 뇌혈관질환 환자 가운데 65세 이하 남성 사망자의 51%, 여성 사망자의 55%가 흡연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루에 담배를 한 갑 이상 피우는 사람은 비흡연자에 비해 관상동맥질환의 위험률이 3~5배,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1.6배 높다.
금연을 하게 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금연을 한 지 20분이 지나면 흡연으로 인해 올라갔던 혈압과 맥박이 정상으로 떨어지고 손과 발의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금연 후 8시간이 지나면 혈액 속 일산화탄소량이 정상으로 떨어지고 산소량이 정상치로 올라간다. 금연 12시간부터는 심장마비 위험이 감소하기 시작하고 금연한 지 이틀이 지나면 말초신경이 되살아나며 떨어졌던 후각과 미각을 되찾는다.
금연 3일째부터는 기관지가 이완되고 호흡하는 것이 쉬워지며 폐활량이 증가한다. 금연 2주가 지나면 혈액순환기능이 좋아지고 걷는 것이 쉬워지며 폐기능이 30%가량 증가한다. 금연을 한 지 1년이 지나면 심장마비 위험이 흡연자의 절반으로 줄어들고 5년이 지나면 심장마비 위험이 비흡연자와 거의 같아진다. 금연 10년째에는 폐암으로 죽는 확률이 10% 이하로 감소하고 구강암, 후두암, 식도암, 방광암, 신장암, 췌장암 등 각종 암의 위험이 감소한다.
주변에 담뱃값이 인상된다니 금연해야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금연은 너무나도 힘든 일이다. 하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하루라도 미뤄서는 안 될 일이다. 내년 1월 1일 담뱃값 인상을 기점으로 많은 사람들이 금연에 동참하기를 기대해 본다.
윤창호 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댓글 많은 뉴스
대통령실, 추미애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원칙적 공감"
지방 공항 사업 곳곳서 난관…다시 드리운 '탈원전' 그림자까지
김진태 발언 통제한 李대통령…국힘 "내편 얘기만 듣는 오만·독선"
李대통령 지지율 54.5%…'정치 혼란'에 1.5%p 하락
정동영 "'탈북민' 명칭변경 검토…어감 나빠 탈북민들도 싫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