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빌려드립니다'
홍부용 작가의 동명소설이 원작으로 '아빠 렌탈'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소재로 하는 가족 영화. 아버지라는 존재, 그리고 가족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명문대 출신이지만 하는 일마다 실패하며 10년째 백수 생활 중인 아빠 태만(김상경)을 보다 못한 엉뚱한 딸 아영(최다인)은 학교 나눔의 날에 아빠를 내놓겠다는 폭탄선언을 한다. 아영은 중고나라에 태만을 올리고, 태만은 '쓸모없는 물건'이라고 타박하는 아내(문정희) 몰래 아영이와 절친 승일(조재윤)과 함께 아빠 렌털 사업을 시작한다. 아빠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쏟아지는 의뢰로 사업은 나날이 번창해 가고, 가족의 행복을 위한 그의 이유 있는 이중생활이 전개된다. 친구 같은 아빠를 꿈꾸지만, 실상은 자녀들과 대화조차 제대로 나누지 못하며 생계를 책임지는 역할에만 몰두하게 되어버린 이 시대 아빠들의 슬픈 현실을 반영한다. 만년백수 아빠의 예측불허 고군분투는 즐겁지만 아프게 다가온다. 가족 간의 따뜻한 소통이 최고임을 알린다.
◇'퓨리'
미국 개봉 때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후 최고의 전쟁영화라는 평을 받았다. 브래드 피트의 내한 홍보행사로 제목을 널리 알린 영화 '퓨리'는 2차 세계대전, 전차부대를 이끄는 워 대디가 4인의 병사와 함께 탱크 퓨리를 이끌고 적진 한가운데로 진격하며 펼치는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대장 워 대디(브래드 피트)에게 적으로 둘러싸인 최전선에서의 마지막 전투 명령이 떨어진다. 하지만 수차례의 전투로 대부분의 동료를 잃은 그에겐 단 한 대의 탱크 퓨리와 지칠 대로 지쳐버린 부대원들만 남아있을 뿐이다. 게다가 지원군으로 경력이 전무한 신병 노먼(로건 레먼)이 배치된다. 실제 전쟁 당시 활약했던 탱크를 소재로 하기 때문에 현실감 넘치는 전차 액션 장면이 하이라이트인데, 영화의 기술적 진화로 만들어진 장면은 과연 명불허전이다. 미군의 M4 셔먼탱크, 독일군의 티거탱크 등 2차 세계대전에서 실제 사용된 탱크를 통해 기존 전쟁영화에서는 구현하기 힘들었던 다이내믹한 전투신을 완성했다. 참혹한 전쟁 한가운데에서 전개되는 5명 대원들의 전우애는 진하디 진해서 커다란 울림을 선사한다.
◇'헝거게임: 모킹제이'
'헝거게임' 3편. 이전 작품들과 달리 액션보다는 이야기에 방점을 찍는다. 캣니스(제니퍼 로렌스 분)가 혁명의 상징인 모킹제이가 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모킹제이가 된 이후 고뇌 등에 치중한다. 헝거게임이 끝나고 캣니스의 고향인 12구역이 캐피톨의 폭격으로 파괴되자 캣니스는 절망감으로 괴로워한다. 12구역의 생존자들이 13구역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캣니스는 반정부 세력의 중심이 된다. 어떤 공격도, 어떤 감시도 피할 수 있는 전설의 13구역을 다스리는 대통령 코인(줄리안 무어)은 캣니스에게 혁명의 불꽃이자 반군의 상징인 모킹제이가 되어달라고 부탁하고, 모두의 희망이 된 캣니스는 세상을 구할 반격을 시작한다. 주인공의 내적 갈등을 중심으로 한 영화이므로, 이전 영화들이 보여주었던 시원시원한 볼거리와 액션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고인이 된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마지막 모습, 그리고 줄리안 무어, 우디 해럴슨, 도널드 서덜랜드 등 연기파 배우들의 화려한 진용이 다른 색깔의 기대를 하게 만든다.
정민아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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