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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 다문화가정 보듬자" 수호천사 나선 동창들

매일신문 경북CEO포럼 1기, 십시일반 성금 200만원 모아, 이혼한 결혼이주여성에 전달

"지금 힘들더라도 잊지 마세요.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매일신문 경북CEO포럼 1기 동창회원들이 저소득 다문화가정을 위한 수호천사로 나섰다.

18일 경북CEO포럼 진외택 총동창회장 겸 1기 회장과 김영동'권혁찬 부회장, 김현철 총무, 황해기 상대동장 등은 포항시 남구 상대동 이채영(가명'31) 씨 가족을 방문해 컴퓨터와 지원금 등을 전달하고 격려했다.

이 씨는 지난 2008년 8월 중국 현지에서 만난 남편과 결혼하기 위해 입국한 한족 출신의 결혼이주여성이다. 그러나 30대 중반이라던 이 씨의 남편은 이 씨보다 17살이나 많은 50대였으며, 이미 한 번 이혼을 해 전처 사이에서 1남 1녀의 자녀까지 둔 상태였다. 남편은 '전처가 바람을 피워 이혼했고 지금 미국에서 살기 때문에 만날 일이 없다'며 이 씨를 달랬지만 이마저도 거짓이었다. 전처와 자식들은 같은 포항에 살며 거의 매주 만났다. 남편은 이 사실을 들킬 때마다 이 씨에게 욕설은 물론 폭력까지 휘둘렀다.

참다못한 이 씨는 지난해 세 살배기 아들을 품에 안고 남편과 이혼했다. 하지만 아직 한국말도 서툴고 아이까지 키워야 할 처지의 이 씨에게 한국 생활은 너무나 힘들었다. 전 남편은 양육비를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이 씨의 어머니 역시 중국에서 농장일을 하다 농약에 중독돼 한국에서 매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지금 이 씨는 상대동사무소에서 지원하는 자활근로사업에 참여하며 월 59만원의 소득으로 힘든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 씨는 "한때 생활이 너무 힘들어 한국이 밉기도 했지만, 아이를 키우며 살다 보니 이제는 정이 무척 많이 들었다. 특히 포항은 중국을 떠난 나에게 새로운 고향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이 씨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들은 경북CEO포럼 1기 회원들은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이들이 가장 가지고 싶어했던 컴퓨터와 지원금 등 총 200만원을 이날 전달했다. 또한 포항지역 저소득 다문화가정이 조금은 편안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향후 꾸준한 지원도 약속했다.

진외택 경북CEO포럼 회장은 "한국인에게 피해를 입은 다문화가정을 위해 같은 한국인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들이 진정한 의미에서 우리 이웃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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