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대 지원 등 상위권 수험생 '대혼란'

생명과학Ⅱ 보기 ②번 선택 응시자 구제…기존 정답자 등급 하락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은 24일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출제 오류 논란이 일었던 생명과학Ⅱ 8번과 영어 25번 등 2개 문항에 대해 복수정답을 인정했다. 입시업체들은 생명과학Ⅱ의 경우 이번 복수정답 인정에 따라 등급이 상승하는 수험생이 3천600~4천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복수정답 인정에 따라 수험생 혼란은 불가피하다. 평가원이 기존에 제시한 정답을 선택한 수험생과 복수정답을 인정받게 되는 수험생 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생명과학Ⅱ 8번, 이과 촤상위권 변수

입시전문가들은 특히 생명과학Ⅱ 8번의 복수정답이 수험생 입시 전략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입시업체들에 따르면 평가원이 정답으로 제시한 ④번을 선택한 학생은 전체의 10%대에 불과하다. 반면 복수정답으로 인정된 ②번을 선택한 비율은 70% 안팎에 이른다.

결국 정답률이 10%대에서 80%대 안팎으로 상승해 등급과 표준점수 등이 오를 수밖에 없다. 반면 기존 정답을 선택했거나 다른 오답을 선택한 수험생들 대부분은 표준점수가 떨어지고, 등급도 하락할 수 있다. 점수 상승 효과에 따라 오히려 그만큼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수시 모집에 지원한 기존 정답자들 경우 복수정답 처리에 따른 등급하락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가채점 결과를 보고 수능 최저기준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수시를 지원했다가 복수정답 인정으로 최저기준을 못 맞추게 되면 불이익을 받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복수정답 인정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들은 이과 최상위권 수험생들이다. 생명과학Ⅱ는 의대에 지원하는 이과 최상위권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과목이다. 대부분의 의대에서는 수학 B형과 과학탐구를 동일한 비율로 반영한다. 현재 수학 B형은 만점자 비율이 4%대로 예상될 만큼 쉽게 출제돼 상위권 학생들에게 변별력이 없다시피 한다. 결국 과학탐구의 성적에서 당락이 판가름나는 상황에서는 복수정답 인정에 따른 점수 차이가 상위권 의대의 당락을 결정할 수 있다.

◆영어 25번, 영향 크지 않을 듯

영어 영역 25번의 경우 평가원이 제시한 정답 ④번을 선택한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아 복수정답 인정에 따른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입시업체들에 따르면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④번을 선택한 수험생들은 80%대 안팎이다. 반면 복수정답으로 인정된 ⑤번을 고른 이들은 5%대에 불과하다.

복수정답이 인정되더라도 영어 전체 평균 상승폭은 미미해 전반적인 등급, 표준점수, 백분위는 이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복수정답 처리를 했을 때 영어의 전체 평균은 0.1점 상승하는 데 그쳐 전반적인 등급, 표준점수, 백분위는 이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일부 미세한 점수 구간에서는 0.1점 차이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그나마 이번 복수정답 인정은 지난해 세계지리 오류와 달리 최종성적이 나오기 전 오류를 바로잡는 것이라는 점에서 수험생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수험생 입장에서는 복수정답 인정에 따른 유불리를 따지기보다 남은 정시 모집에 집중하는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올해 논란은 지난해 세계지리 때와 다르게 처리되고 있다"며 "복수정답을 인정해줌으로써 피해를 본 학생이 있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성적표가 안 나온 상황에서 원래 점수보다 내려갔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상준 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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