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저는 결혼 약속을 한 사람과 부지런히 데이트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성격이 쾌활하고 유머가 넘치는 멋쟁이인데 유독 저한테만 돈을 잘 쓰지 않는 등 인색합니다. 주말에 만나면 영화관도 가고 야외에서 식사를 하기도 합니다. 또 가끔은 서점에서 책도 사는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그때마다 그 사람은 계산할 생각은 않고 딴청만 부립니다. 제가 계산하려니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합니다. 돈이 아깝다기보다는 그 사람의 마음 씀씀이가 야속하게 느껴져 불편하고 속이 상합니다.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남자가 뭐든지 앞장서서 데이트 비용을 대고 선물도 하고 선물공세도 아끼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사랑한다 하면서도 돈을 쓰지 않는 남자 어떻게 할까요?
▶솔루션=어떤 부인들은 현재 결혼생활이 힘겹더라도 결혼 전 남편이 퍼부어 주던 애틋한 사랑과 행복한 추억으로 버티어 간다고 곧잘 얘기합니다.
이렇듯, 여성들은 결혼 전에 배우자 될 사람에게 마음껏 사랑받고 소중한 대접을 받길 원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지요. 그런 면에서 보면, 지금 귀하는 배우자 될 사람이 작은 선물이나 이벤트가 없는 것은 물론, 데이트 비용도 앞장서서 지불하지 않아 도무지 이 사람이 나를 사랑하기나 하는 건가 하는 마음으로 편치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데이트 과정에서 여성보다는 남성이 상대를 배려하면서도 과하지 않을 정도의 '이끌어 가는 데이트'의 면모를 원하는 경향이 있어 보입니다. 그런 가운데 귀하는 대부분 데이트 비용을 직접 내야 했고 그 과정에서 그 사람보다 먼저 돈이나 계산하는 속없는 여자로 보일 것 같아 자존심마저 상해 이 결혼에 회의적인 것 같습니다. 그 결과, 상대의 사랑을 의심할 수밖에 없고 믿음까지 흔들릴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봅시다.
우리 옛말에는 소도 기댈 데를 보고 기댄다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관계에서도 모든 쌍방의 언어와 행동들은 어느 일방의 것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 답니다. 서로 행동을 결정하게 해주는 보이지 않는 역동(力動)이 존재 한답니다. 그것을 우리는 두 사람 간의 '상호작용의 질'(Quality)의 결과라 합니다. 즉, 비난하고 있는 상대방의 결정적인 행동에는 결국 나도 모르게 상대가 그 행동을 하도록 무의식적으로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사인을 보낸 내용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관점에서 본다면 지금 예비 신랑에 대한 그 행동에는 귀하도 알게 모르게 기여한 부분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 문제를 풀어나기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변화를 기대보다는 당신이 데이트 때 그를 대하는 행동의 변화를 먼저 가져야 합니다. 그 후에 그로 인한 상대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는 게 더 효과적이라 보여집니다. 그럼 자신의 무엇을 변화해야 하느냐고요? 앞으로 신랑 될 사람에게 귀하는 어쩌면 지금까지 묵시적으로 해 왔는 다음과 같은 비언어적 태도를 바꾸셔야 합니다. "오늘 식사비용도 제가 낼게요. 당신은 그냥 있으세요"라는 말 대신에 "오늘은 당신이 날 위해서 맛난 저녁을 사 주세요. 난 당신의 마음을 갖고 싶어요"라는 말을 말이에요.
대구과학대 교수 대구복지상담교육원 원장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어대명' 굳힐까, 발목 잡힐까…5월 1일 이재명 '운명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