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 날까 속타는 대명5동 소방도로 생길까

3m 골목 사이 빈집 40채, 비산동 화재소식 불안 커져

이달 20일 대구 서구 비산동 주택가 화재(본지 20일 자 4면 보도)가 비좁은 골목 탓에 피해가 커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곳과 사정이 비슷한 남구 대명5동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곳은 비산동처럼 주택이 밀집돼 있는데다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는 소방도로도 없어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경찰에 따르면 비산동 화재는 사람이 살지 않던 빈집 부근 쓰레기 더미에서 처음 발생해 옆집으로 옮겨붙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불로 주택 3채 외벽과 내부 천장 등을 태우고 2시간여 만에 꺼졌다. 쓰레기 더미에서 시작한 작은 불이 크게 번진 것은 주택이 밀집해 있는데다 소방도로가 없어 화재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110여 가구가 있는 남구 대명5동 87번지 일대 역시 불이 난 비산동과 사정이 비슷하다. 주택 40여 채가 폐'공가로 남아 있고, 소방도로 없이 주택들이 폭 3m가량의 골목을 사이에 두고 오밀조밀 모여 있다. 더욱이 동네와 맞닿은 중앙대로(영대네거리~명덕네거리) 미개통 구간은 낮에도 마치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차량이 가득 차 있어 소방차 접근이 어려운 실정이다.

김주섭(73) 씨는 "이 동네는 집이 낡은데다 집 사이 간격과 골목도 비좁아 불이 나면 여러 군데 옮겨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 차태봉(74) 씨는 "불안한 마음에 주민들과 함께 21일 남구청에 소방도로를 만들어 달라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구청은 소방도로 신설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소방도로를 만들려면 폐'공가 토지 소유주 동의서를 받아야 해 시간은 다소 걸릴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구청은 토지 소유주 80% 이상 동의를 받고 토지 보상 문제를 해결한 뒤 소방도로를 만들려면 1년 6개월에서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용대 남구청 건설방재과장은 "구청장이 동네를 찾아 이 문제를 두고 주민들과 상의했다"며 "보상 비용을 놓고 문제만 생기지 않으면 소방도로 건설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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