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말 앞두고 '월급 끝자리 나누기' 후원 뜨겁다

구청 은행 대학 급여 나눔 확산

월급의 일부를 떼 취약계층을 돕는 작은 기부가 확산되고 있다.

적게는 몇백원부터 많게는 몇만원까지, '급여 1% 나누기' '끝전기부' 등의 이름으로 이뤄지는 작은 기부는 '십시일반'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대구 서구청은 지난해 4월부터 직원들이 받는 월급에서 1만원 미만을 떼 취약계층을 위해 쓰는 '끝전기부'를 시작했다. 더 큰 금액의 기부를 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많은 직원의 동참을 이끌어내고자 1만원을 넘기지 않기로 했다. 600명 직원 중 100명이 기꺼이 동참했는데, 기부 금액은 개인별로 몇백원부터 9천900원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이렇게 모인 돈이 한 달에 50만~60만원이 된다. 구청은 이 돈으로 태풍 하이옌의 피해를 입은 필리핀에 수해복구에 쓰라며 전했다. 구청 관계자는 "필리핀은 최근 몇 년간 서구와 학교 간 국제 교류를 맺어왔고, 그 인연으로 작은 힘을 보태게 됐다"고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직원들이 모금액 중 일부로 카레, 치약 등을 구입해 쪽방촌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중구청 직원들은 2000년부터 '1% 나눔'이라는 이름으로 선행을 베풀고 있다. 이 역시 동참한 직원들이 스스로 정한 금액을 월급에서 떼 '희망계좌'(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보내는 것으로 개인별로 몇천원에서 많게는 10만원에 이르기도 한다. 이 운동은 역대 구청장들도 함께하면서 직원들의 참여 열기가 높다. 중구청은 매달 모이는 500여만원으로 지역 내 저소득층 어린이들의 학습지 수강료를 지원하고, 병원비 등 긴급 복지 수요가 발생했을 때 쓰고 있다.

달서구청 직원들도 2004년 10월부터 이 같은 기부를 하고 있다. 매월 모금한 1천여만원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기탁해 필요한 곳에 쓰고 있다. 지역 내 어린이가 있는 저소득층 가정에 동화책을 보내주고, 홀몸노인에게 밑반찬도 지원해준다. 또 구청 직원들로 구성된 봉사단체 활동에도 보탬을 주고 있다.

지역 기업과 대학교 등의 직원들도 작은 기부에 참여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2011년 12월부터 3천여 명의 전 임직원들이 '급여 1% 나눔' 운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이 돈으로 무료급식, 저소득층 아동의 수업, 김장 나눔 등 대구경북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쓰고 있다.

계명대는 2004년 5월부터 870여 명의 모든 교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봉급의 1%를 기부하는 '계명 1% 사랑 나누기' 운동을 펼쳐오고 있다. 이를 통해 농어촌 어린이 컴퓨터 보급 사업, 개발도상국 출신 유학생 장학금, 국외 봉사활동 지원 활동에 보태고 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직원들의 기부금은 복지혜택이 필요한 긴급한 상황에 사용되고 있다"며 "작지만 기부했다는 마음이 참여자들에게 보람을 주고, 이런 바이러스가 퍼져 앞으로는 더 많은 기부자가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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