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産團 기업인이 불 지핀 '희망 驛舍'…남서부 주민들도 적극 환영

산업단지 85% 남서부에 위치

KTX 서대구 역사 예정 부지인 구 서대구화물역 부지 사이로 KTX 열차가 지나고 있다. KTX 서대구 역사가 만들어지면 서
KTX 서대구 역사 예정 부지인 구 서대구화물역 부지 사이로 KTX 열차가 지나고 있다. KTX 서대구 역사가 만들어지면 서'북'달서'달성 등 대구 남서부지역의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채근 기자 mincho@msnet.co.kr

대구광역권 철도망 구축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KTX 서대구 역사 건립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역사 하나만 건립하면 두 개 노선을 소화할 수 있어 경제적인데다 대구 서남부지역의 산업단지 기업인들의 KTX 서대구 역사 건립 요구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어 역사 건립 추진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서대구 역사, 필요하나?

"서울에서 바이어를 모셔 공장을 견학시키려면 KTX를 이용해 서울역에서 동대구역으로 온 뒤 공장으로 가기 위해 다시 자동차(왕복 기준)로 서울에서 대구에 온 시간만큼 달려야 하는 길고 힘든 여정을 거쳐야 합니다."

대구 남서부지역의 산업단지에 있는 기업인들의 하소연이다. 서울 등 다른 지역으로 가거나 바이어를 데려오려면 동대구역까지 오고 가야 하는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라는 것. 서대구'염색'성서산업단지'3공단 등은 물론 달성 1, 2차 산업단지'테크노폴리스'국가산업단지 등 대구지역 산업단지의 85%가 남서부지역에 밀집해 있어 지역 기업의 활동을 지원하는 차원에서라도 서대구 역사가 있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달서구'달성군의 신흥 주거지역에다 테크노폴리스, 국가산단이 들어서면 신도시가 하나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이들 수요를 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역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한 용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열차를 이용할 수 있는 영향권 내 인구가 동대구역은 110만 명, 서대구역은 이보다 많은 148만 명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대구의 균형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서남부권을 아우를 수 있는 KTX 역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KTX 서대구 역사가 만들어지면 대구 남서부지역의 KTX 관문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서'달서'달성'남구 일부 등 대구 남서부지역은 물론 고령'성주 등 경북 남부지역, 창녕 등 경남 북부지역까지 KTX 서대구 역사 권역 내로 둘 수 있어 동대구역 이용객을 분산할 수 있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가 건립되면 동대구역 주변 차량 정체 현상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서울 수서발 KTX까지 운행될 경우 궤도를 분담시키지 않으면 동대구역이 포화 상태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건립 가능성은?

KTX 서대구 역사 건립 요구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2012년쯤이다. 서울 수서역이 내년 10월 만들어져 시범운행을 거쳐 2016년부터 정상 운행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구에도 동대구역 이용객을 분산하고, 대구 서남부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역사 신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기업인들을 중심으로 일기 시작했다. 서울역을 출발하는 KTX는 동대구역에 정차하더라도, 수서역에서 출발하는 KTX는 서대구 역사에 정차할 수 있도록 궤도 분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 요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얘기다. 먼저 서대구 역사를 건립할 수 있는 부지가 마련돼 있고 기초 공사까지 돼 있어 사업비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예산이 많이 드는 대형 SOC 사업이 아니어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아도 돼 국비와 지방비 매칭만 잘 되면 건립 사업을 추진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KTX 서대구 역사는 서대구화물역을 만들기 위해 코레일(50%)과 대구시'서구(50%)가 이미 부지를 확보해 놓은 등 100% 공유지여서 보상 등의 문제가 없고, 철도 역사 건립을 위한 기초 공사까지 돼 있어 순수 건립비만으로 역사를 만들 수 있는 상태다.

또 KTX가 한 역사에만 정차하는 곳은 경부선 상 대도시 중 대구밖에 없는 것도 서대구 역사 건립에 설득력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도 서울역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서울 동부권 시민들이 철도 이용에 불편을 호소하자 수서역 건립에 나서 내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하고 있다.

KTX 서대구 역사가 건립될 경우 수서발 KTX는 현재 KTX가 다니는 선로를 이용해 서대구역으로 운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설 중인 KTX 전용 궤도선이 만들어지면 구 선로를 서울 수서발~서대구 KTX 선로로 이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수서역이 만들어져 정상 운행되면 수서발 KTX 27편이 추가될 것으로 보여 이를 동대구역이 아닌 서대구역에 설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KTX 서대구 역사 건립 사업은 타당성 용역비가 마련된 상태로 용역 시기를 두고 논의하고 있는데, 내년 초쯤이면 타당성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대구시 건립 움직임 본격 시동

대구광역권 철도망 구축 사업이 가시화되고, KTX 서대구 역사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되면서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기업들과 대구시의 서대구 역사 건립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달서구와 달성군, 북구 일부, 서구, 남구, 고령, 성주 등 산업단지 대표들은 "대구광역권 철도망을 구축할 때 KTX 서대구 역사도 만들어 함께 사용하자"며 비상대책위원회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광역권 철도망 구축 사업이 확정되더라도 광역철도만 다니는 역은 경제성이 적기 때문에 KTX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하나의 역사로 광역철도와 KTX 등 2개 노선을 같이 활용할 수 있도록 광역권 철도망 사업과 연계해 KTX 서대구 역사 건립 사업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시도 최근 KTX 서대구 역사 건립 전담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공약 사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또 KTX 서대구 역사 건립 사업의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시 차원의 사전 타당성 조사에 나서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김상훈 국회의원은 "동대구역'대구역 주변 주민이나 관계자들은 서대구역 신설을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대구의 균형 발전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꼭 필요한 사업인 만큼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해하고 힘을 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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