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86세 할머니의 평온한 고백

황혼의 오솔길/ 박시례 지음/ 은빛 펴냄

1930년생으로 올해 86세인 박시례 씨의 첫 문집이다. 경남 사천에서 태어난 저자는 진주여고 재학 시절 좌익활동에 참가하고, 한국전쟁 중 사천 여맹위원장으로 부역한 일로 징역 2년을 살았으며, 이후 평생 보안관찰대상자로 살았다. 40세 때부터 경남 밀양 얼음골에 터를 잡고 가족을 일구며 살았다. 1남 3녀를 뒀고, 남편과 둘째 딸을 먼저 여의었다.

저자는 노년이 돼서야 힘들었던 삶과 그간 접한 현대사의 결을 시와 수필로 기록하기로 했다. '내 검정 고무신' 등 31편의 시와 '황혼의 오솔길' 등 17편의 수필이다. 유시춘 작가(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는 "박시례의 작품은 청년의 기백과 정열이 꿈틀꿈틀 살아 숨 쉬면서, 평온한 한 할머니의 고백도 담아낸다"고 평가했다. 167쪽, 9천800원.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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